유목과 정주 

월요일에는 강북으로, 수요일에는 강남으로 출근하였다. 요즘 근무 장소를 옮겨 다닌다.  출근 하기전 오늘 근무 장소를 확인 해야 한다. 직장 동료들이 우리는 회사내 유목민이라고 한다.  몇 년전에 유목주의(노마디즘)가 유행한적이 있었다. 유행을 쫓지는 않았지만 유목주의에 대해서 알고 싶었다. 욕망, 탈주, 영토화, 탈 영토화, 기관없는 신체 등 새로운 개념어를 접하고  이해하고 싶었다. 또한  집과 근무장소를 계속 옮겨 다니면서 유목주의를 표방한다 생각했다. 이진경의 ‘노마디즘’을 읽기 시작 했다. 들뢰즈/가타리의 '천개의 고원’ 해설서라고 알려진 책이다. 어려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의 이해력 부족함을 탓하며, 성실함으로 전체 한번은 읽었다. 아니 보았다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다. 들뢰즈 철학을 더 이해하고 '노마디즘'을 다시 읽고 '천개의 고원'도 도전해야 겠다고 생각 했다. 이를 위해 들뢰즈의 다른 저서와 들뢰즈 철학을 설명한 다른 작가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 어렵다고 생각해서 인지 지속적으로 심도 있게 접근하지 못했다. 끊임없이 계속되는 일상의 급한 일로, 순간 순간 나의 관심분야의 이동으로 들뢰즈 읽기는 나의 장기 과제로 자리 잡았다.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 ‘노마디즘’ 관련해서도 자크 이탈리의 ‘호모 노마드 유목하는 인간’, 천규석의 ‘유목주의는 침략주의다.’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중이다. 

현재 나에게 유목은 긍정적 의미로 자리 잡았다. 한곳에 오래 정주함은 타성에 젖는다. 유목을 통해 새로운 세계와 접속하고 나를 변화 시킨다. 그럼으로써 이전 나의 감각, 생각과 능력을 넘어 설 수 있다. 유목을 통해 그러한 계기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넘어서는 것은 불편함을 이기고, 알을 깨는 노력을 요구한다. 노력은 고통을 동반하지만, 넘어 섬에 대한 기쁨을 가져 올 수있다. 공간이나 사상의 이동을 받아 들이는 입장이다. 옮김을 주저하지 않고 선택하는 입장이다. 요즘 근무장소의 이동으로 다시한번 유목주의를 생각 했다. 단순  공간상의  이동으로 불편함이 주가 되었다. 익숙하고 안정된 공간에서 집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장소의 변경이 새로운 자극이 아니라 어수선함으로 다가온다. 근무 장소를 이동해야 함이 타인의 시선과 관련이 있고, 특별한 목적이 없을 때는 정주를 선호한다. 이동 거리도 중요하다 가능하면 출퇴근 시간이 짧았으면 한다. 이동하는 동안 여러가지를 할 수 있지만 1시간 이내를 선호 한다. 오늘은 어제와 같은 근무 장소이고 다행히 이동시간도 30분 이내 였다. 유목과 정주에 균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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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물이 녹는 시간 

주말의 시간은 빨리 지나 간다. 이번 주말 계획에는 있었는데 못한일을 확인하고 다음주로 미룬다.  여행 기록과 사진 정리하기, 지난주에 구입한 책들에 대해 주요 내용 및 목차 살펴 보기, 블로그 업데이트....계속 해야할 리스트에 올라가 있다. 오전에 운동하고, 오후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니  저녁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 같이 하루 24시간으로 주어지고 날마다 동일한 양의 시간이다. 하지만 내가 느끼고 경험한 시간은 하루도 같지 않다. 시간에 대한 강의를 떠올렸다. 지난 주 ‘들뢰즈가 만든 철학사’중 ‘ 앙리 베르그손’ 편 인테넷 강의를 들었다. 출/퇴근 전철에서 철학 강의를 듣곤 한다.  베그로손의  “설탕물이 녹는 시간”을 떠올렸다. 

 ‘설탕이 녹는 시간’은 설탕과 물이 뒤섞여 설탕물이 되는 쪼갤 수 없는 ‘지속의 시간’ 이라고 한다. 설탕이 녹아야 비로소 설탕물이 된다. 설탕물이 녹는 시간은 우리가 줄이거나 생략할 수 없는 시간이다. 그러므로 누구나 기다려야 한다.  기다림의 시간 동안 설탕은 물과 뒤섞이며 설탕물이라는 새로운 변화를 만들게 되는데, 이러한 변화가 진행되는 시간은 결코 물리적 시간 개념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시계의 초침이 움직일 때마다 절대적인 형태로 쪼개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생성하는 움직임 자체이며 미래를 향해 열려있는 창조적 형태로 지속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시계로 대표되는 시간은 과학이 물질을 연구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나눠어 놓은 시간이라고 말한다. 생활하기에 실용적이고 유용한 시간이라고 말한다. 이에 반에 지속은 참다운 시간의 체험, 곧 공감의 시간으로 지속을 말한다. 지속은 끊임 없는 흐름을 말한다고 한다. 생명체는 ‘지속’을 통해 연속적인 과정에서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생성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하여 변화와 창조를 일으키며 진화한다. 지속의 시간을 통해 변화와 창조를 거치면서 생명체는 진화를 이룬다고 한다. 세부적이고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많은 공부가 필요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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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부터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밤이 되자 더 쌀쌀해 졌다. 오늘은 오래만에 막내 딸 마중을 나갔다. 학원 수업이 밤 10시에 끝난다. 학원가에 도착 했다. 밤 10시가 되자 인도로  학생들이 쏟아져 나온다. 금새 인도를 다 채웠다. 즐겁게 이야기하며 한무리의 학생들이 지나 친다. 앳되어 보인다. 자전거가 느린 속도로 애들사이를 곡예 하듯이 지나친다. 큰소리로 무언가를 외치는 학생도 있다. 큰 웃음 소리도 들린다. 추위에도 젊음은 생동감이 있다. 도로는 금새 학생들을 태우러 오는 부모들에 의해 막힌다. 인도에서 대기하는 차량도 있다. 학생이 차에 타자 인도를 빠져서 도로로 간다. 형광색 옷을 거친 교통 경찰이 사거리에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주정차 단속 차량도 보인다. 떡볶이 집과 오뎅집은 학생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거리가 활기에 차 있다. 얼마후 막내 딸이 수업을 마치고 나왔다. 반갑게 웃어 주고 조용히 걸어 갔다. 집에 가까워 지자 조용히 뒤에서 팔장을 꼈다. 엄마랑 같이 마중 나왔을때는 찬밥 이었는데, 혼자 나오니 대우가 달라졌다.  수업시간이 길어서 조금은 힘들었다고 한다. 좋아하던 여행도 못가고 공부만 해야 한다. 인생 공부가 아닌 시험 문제를 잘 풀기 위한 공부이다. 삶의 문제를 대처하고 고민하는 공부가 아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공부 인것이다. 내가 도와 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아침에 일찍 깨워달라고 하면 깨워 주고 부부 싸움안하고 집안에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다. 

요즘은 학교 내신이 중요 하다고 한다. 친구들은 없어 지고 경쟁 상대만 있다. 실력이 비슷한 짝꿍이 공부하다가 어려움을 겪을때 도와 줄까 ? 물어보면  ‘부모’는 도와 주라고 하지만 ‘학부모’는 외면 하라고 할것 같다고 한다. 너도 잘하고 나도 잘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한다. 짝꿍을 제쳐야 상대적으로 내신이 올라가는 것이다. 내신 반영률이 높아질때 마다 교실의 분위기는 달라진다고 들었다. 친구의 개성, 성격의 차이보다는 성적으로 구분되어진다. 지금의 486 부모들은 공부를 잘하면 잘살 수 있다는 생각이 자기 몸으로 체득된 세대라고 한다. 부모들이 자신이 성공했던, 옆에서 지켜 보았던 방법을 아이들에게 강요한다고 한다. 486세대 운이 좋은 세대였다. 경제 성장 시대의 혜택을 본 세대 였는데 본인들이 잘해서 성공했다고 믿는다고 한다. 486 부모가 아니지만  언제가 '공부 안해’라고 말하고 있는 나신을  발견 할 때가 있다. '너의 개성을 살리고 네가 좋아하는 것을 해라',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공부를 해라' 는 머릿속에서만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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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가 아침에 일어나서, 스파게티가 먹고 싶다고 이야기 한다. 아침으로 준비 해주면 좋겠다고 한다. 주말이면 애들을 위해서 한번의 식사를 준비 한다. 복잡한 것은 어렵고 쉽게 할 수 있는 것 만 한다. 어렸을때는 아빠가 해준 볶음밥을 좋아했다. 엄마는 건강과 맛을 생각하지만, 아빠는 오직 맛 만을 생각 한다. 맛있는 요리사로 통하면 된다. 볶음 밥을 할때도 몸에 좋지 않다는 스팸을 사용한다. 애들은 좋아 하지만 엄마는 스팸으로 볶음 밥을 하지 않는다.  한동안 볶음 밥을 하다 카레라이스로 이동 하였다.  카레는 카레 종류 및 재료에 따라서 다양하게 해 줄 수 있어서 좋았다.  닭고기 가슴살 카레라이스를 가장 좋아했다. 주재료와 야채를 볶다가 물을 넣고 끊인다. 이후 카레를 풀면 끝난다.  밥도 중요하다. 쌀 밥을 꼬들꼬들 하게 잘 해야 한다. 카레라이스가 다 되었을때 밥이 바로 되어야 한다. 바로 한 밥에 카레를 올려야 제 맛이 난다. 처음 카레를 했을때는 재료를 너무 많이 했다. 10인분 카레가 된 것이다. 남은 카레를 주말 내내 해결 해야 했다. 

인도에 다녀온 후 카레 메뉴가 사라 졌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닌데 안하게 되었다. 인도에서 원조 카레와 더 맛있는 카레를 맛보았기 때문인지 ? 많이 먹어서 싫증이 났는지는 모르겠다. 어느 순간  메뉴가 스파게티로 바뀌었다. 둘째가 좋아 하고 쉽기 때문에 요즘 계속 준비한다. 집에 스파게티 면이 떨어 지는 경우가 없다. 처음에는 슈퍼에서 냉동/간편 조리식품 세트로 만들었다. 요즘은 소스와 면을 사서 준비 해준다. 라면 끓이기 보다 쉽다. 가장 중요한 것은 면 긇이는 시간이다. 핸드폰 스톱 워치를 켜고, 8분 30초를 꼭 맞추어야 한다. 이 때의 면을 가장 좋아 한다. 

둘째에게 스파게피를 준비한다고 이야하고, 다른 가족들에게 먹을 것인지 물어본다. 몇 인분을 할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5인분을 준비 했다. 이정도면 충분하다. 스파게티 양이 적어도 안된다. 외식 스파게티는 양이 부족하고 투덜 된다. 그래서 아빠가 만들때는 충분한 양으로 준비한다.  오늘 가족 아침 식사는 토마토 스파게티다. 맛있다고 칭찬도 해준다. 아빠표 음식으로 애들하고 가까워 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야기 할 수 있는 주제가 늘었다.  다음에는 어떤 것을 준비 해 줄까 물어 보기도 하고 가끔씩은 애들이 특별 주문을 하기도 한다. 가끔식 아빠가 어렸을때 해준 음식이 맛있다고 이야기 한다. 아빠가 요리를 계속 준비 하게 하려는 칭찬인지, 애들 기억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이야기 한지는 모르겠다. 스파게티를 요즘 너무 자주 했다.  아빠표 스파게티는 최상의 맛으로 기억 시켜야 한다. 가장 만족했을때 다음 메뉴로 넘어가야 한다. 남은 주말에 요리 책이라도 한번 찾아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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