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부터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밤이 되자 더 쌀쌀해 졌다. 오늘은 오래만에 막내 딸 마중을 나갔다. 학원 수업이 밤 10시에 끝난다. 학원가에 도착 했다. 밤 10시가 되자 인도로  학생들이 쏟아져 나온다. 금새 인도를 다 채웠다. 즐겁게 이야기하며 한무리의 학생들이 지나 친다. 앳되어 보인다. 자전거가 느린 속도로 애들사이를 곡예 하듯이 지나친다. 큰소리로 무언가를 외치는 학생도 있다. 큰 웃음 소리도 들린다. 추위에도 젊음은 생동감이 있다. 도로는 금새 학생들을 태우러 오는 부모들에 의해 막힌다. 인도에서 대기하는 차량도 있다. 학생이 차에 타자 인도를 빠져서 도로로 간다. 형광색 옷을 거친 교통 경찰이 사거리에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주정차 단속 차량도 보인다. 떡볶이 집과 오뎅집은 학생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거리가 활기에 차 있다. 얼마후 막내 딸이 수업을 마치고 나왔다. 반갑게 웃어 주고 조용히 걸어 갔다. 집에 가까워 지자 조용히 뒤에서 팔장을 꼈다. 엄마랑 같이 마중 나왔을때는 찬밥 이었는데, 혼자 나오니 대우가 달라졌다.  수업시간이 길어서 조금은 힘들었다고 한다. 좋아하던 여행도 못가고 공부만 해야 한다. 인생 공부가 아닌 시험 문제를 잘 풀기 위한 공부이다. 삶의 문제를 대처하고 고민하는 공부가 아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공부 인것이다. 내가 도와 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아침에 일찍 깨워달라고 하면 깨워 주고 부부 싸움안하고 집안에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다. 

요즘은 학교 내신이 중요 하다고 한다. 친구들은 없어 지고 경쟁 상대만 있다. 실력이 비슷한 짝꿍이 공부하다가 어려움을 겪을때 도와 줄까 ? 물어보면  ‘부모’는 도와 주라고 하지만 ‘학부모’는 외면 하라고 할것 같다고 한다. 너도 잘하고 나도 잘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한다. 짝꿍을 제쳐야 상대적으로 내신이 올라가는 것이다. 내신 반영률이 높아질때 마다 교실의 분위기는 달라진다고 들었다. 친구의 개성, 성격의 차이보다는 성적으로 구분되어진다. 지금의 486 부모들은 공부를 잘하면 잘살 수 있다는 생각이 자기 몸으로 체득된 세대라고 한다. 부모들이 자신이 성공했던, 옆에서 지켜 보았던 방법을 아이들에게 강요한다고 한다. 486세대 운이 좋은 세대였다. 경제 성장 시대의 혜택을 본 세대 였는데 본인들이 잘해서 성공했다고 믿는다고 한다. 486 부모가 아니지만  언제가 '공부 안해’라고 말하고 있는 나신을  발견 할 때가 있다. '너의 개성을 살리고 네가 좋아하는 것을 해라',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공부를 해라' 는 머릿속에서만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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