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행기 - 엘로라
인도 아우랑가바드에서 두번째 날이다. 아잔타 불교 석굴에서 받은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항상 여행은 가기까지 고민하고 새각을 많이 하지만 실행에 옮기면 후회는 하지 않는다. 주말을 이용한 아우랑가바드 여행 결정에 대해 ‘아잔타’에서의 경험으로 충분 했다. 덤으로 엘로라 석굴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동료를 설득 해서 같이 왔는데 동료도 나한테 설득 당하기를 잘했다고 했다. 엘로라 석굴에 가기위해 교통수단을 확인 했다. 아잔타는 아우랑가바드에서 100여 km 떨어져 있고 대중교통이 드물어 차를 렌탈 했었다. 엘로라 석굴은 아우랑가바드에서 25km 정도 떨어져 있고 현지 버스가 자주 있다고 한다. 그래서 차 렌탈 계획에서 현지 버스를 타기로 결정했다. 엘로라 일정 후 비행기를 이용하여 뭄바이로 복귀하기로 했다. 출발은기차였지만 복귀는 출근 위해서 비행기를 이용한다.
우리는 호텔 체크아웃하고 짐을 맡겼다. 가벼운 짐만 챙겨 현지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익숙하게 릭샤를 타고 먼지를 마시며 정류장에 도착한다. 시골의 오랜된 정류장 같은 느낌이다. 버스도 창문이 열려 있고 매연을 뿜는다. 물어 물어 엘로라행 버스를 찾았다. 표를 별도를 구매하지 않고 버스 내에서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고 알려 주었다. 엘로라행 버스에 탔다 다행이 좌석이 있어서 앉았다. 가방을 내려놓고 밖을 내다 보는데 과자를 파는 상인이 버스에 들어와 영업을 한번 하고 나갔다. 또 다른 상인이 물을 팔러 왔다. "칠리 바니”를 외쳤다. 칠리 바디는 차가운 물이라는 힌두어 이다. 인도에 생활하면서 힌두어 몇마디는 외웠다. 도시를 벗어나면 영어가 안되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필수 힌두어는 이해 할 수 있다. 얼마 후 차는 출발 했다. 다행히 도로는 포장이 되어 있어 승차감이 나쁘진 않다. 승무원이 다가 왔다. 현금으로 비용을 지불 했다. 창밖은 도로 모습은 한국과 다르다. 익숙하지 않은 나무가 보였다. 여러 넝쿨을 느러 뜨린것 처럼 보이는 나무이다.
몇분을 달렸을까 엘로라 석굴 정차장에 도착 했다. 어디 여행지나 그렇듯 많은 노점상이 보였다. 옥수수를 팔고 있는 사람도 보이고 여러가지 길거리 음식을 팔고 있다. 이곳도 유네스코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어 입장료가 외국인에게는 비싼 편이다. 아잔타는 계곡 바위에 석굴을 팠는데, 이곳은 돌산을 갂고 파서 석굴을 만들었다. 돌산이 평지위에 위치해 있다. 매표소를 지나니 석영과 같은 예쁜 돌을 파는 사람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아잔타에서 경험한 익숙한 풍경이다. ‘싸다’는 한국말까지 한다. 한국 여행자들이 많이 거쳐 간 곳이다를 가늠해볼 수 있다. 거리의 상인은 끈질기다. 우리가 안산다고 했음에도 계속 따라 온다. 파는 물건도 다양 하다. 팜플렛, 사진, 다양한 조각상등이 대표적이다. 때론 어린이도 물건을 판다. 학교에 갈 나이인데 거리에서, 관광지에서 물건을 팔고 있다. 꼭 팔아야 겠다는 의지가 강함을 느꼈다. 그들에게는 먹고 사는 수단일 것이다.
우리는 1번 석굴 방향으로 향했다. 순서에 익숙해서 인지 1번부터 봐야 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우리의 발길을 이끈다. 이곳 엘로라 석굴은 어제의 아잔타와 달리 전체가 불교 석굴이 아니라고 한다. 아잔타에서 구입한 팜플렛을 보았다. 팜플렛은 엘로라 석굴 내용도 포함하고 있어 가져 왔다. 내용을 확인하니 엘로라는 총 34개의 석굴이 있다고 한다. 1~12번은 불교 석굴로 6~7세기에, 13~29번은 힌두교 석굴로 7~8세기에, 30~34번은 자이나교 석굴로 8~10세기에 만들어 졌다고 한다. 서로 다른 종교 석굴이 공존한다는 것이 인도의 특성이 아닐까 생각 했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포용한다는 생각이 든다. 한 종교가 권력을 잡게 되면 이전 종교 유산은 파괴되거나 다른 종교로 변형 시키는데 이곳은 그렇지 않았다. 같은 위치에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스탄불의 성소피아 성당이 이슬람교 성당으로 개조 된것 처럼, 이곳의 불교 석굴이 힌두교 석굴로 변형 되지 않았다.
1번 석굴은 전체적인 느낌은 아잔타 석굴 느낌이었다. 정면 가운데 벽면쪽에 불상이 있다. 사각형 모양의 넓은 홀이 있다. 아잔타와 같은 벽화는 보이지 않았다. 아잔타는 은은한 붉은 색의 조명이 있었지만 이곳은 없다. 그래서 인지 더 어두운 느낌이 들었다. 다양한 조각들이 있다. 이 공간을 만들고 조각을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을까 ? 2번 3번… 다양한 석굴을 경험한다. 3층자리 석굴도 있다. 들어 가서 넓지 않은 계단 통로를 이용하여 윗층으로 올라 갔다. 다양한 스타일의 부처상들이 보였다. 연결된 통로를 따라 가면 다양한 크기의 공간들도 마난다. 오래전에 스님들이 생활 했던 곳 이었을 것이다. 불상은 석굴암처럼 섬세한 면은 부족하다. 여기저기 새겨 놓은 불상들은 다의미가 있고 이름이 있지만 불상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지식의 한계를 경험 했다. 불상에 대해서 불교에 대해서 더 많이 안다면 느낌은 달랐을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다 보면 알게 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불교 석굴 둘러 보기를 마무리 하고, 힌두교 석굴군으로 이동 했다. 14, 15번 그리고 엘로라 석굴 군에거 가장 유명한 16번으로 향한다. 석굴로 바로 가지 않고 석굴 옆으로 나와 언덕길로 향했다. 석굴 위쪽에서 아래 방향으로 보기 위해서이다. 론리플래릿에 나와 있는 사진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SF영화에서 외계 성 느낌이랄까 이국적인 모습이다. 규모의 웅장함에 놀랐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다리가 떨린다. 바위를 위에서 아래로 깊숙히 파면서 조각을 한 것이다. 론리플래릿자료에 의하면 20만톤의 바위를 제거하고 나서야 모습이 드러났다고 한다.
16번 석굴 내부로 향하였다. 위에서 본 느낌하고 다르다. 여러 스타일의 기둥과 조각상 그리고 가운데에는 사원이 있다. 바위 표면 곳곳에 새겨진 형상들, 바위를 파서 만든 공간 안에도 많은 조각이 새겨져 있다. 사원 내부에는 힌두교 형상물도 볼수 있다. 석화로 표현된 라마야나, 마하바라타, 크리슈나 모험이야기 표현 되어 있다. 가이드와 같이 왔다면 이해의 폭이 더 넓었을 텐데.. 아쉬움도 있었다. 다른 가이드가 여행객에게 설명하는 것을 어깨 넘어로 들었다. 라마야나, 마하바라타, 크리슈나는 유명한 인도 힌두교 신화이다. 인도 철학 이야기에도 등장하고 인도의 다양한 축제때도 신화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라마야나는 책으로 한번 읽었다.
가장 안쪽에 이르렀을 때 석굴의 움장함에 다시한번 놀랐다. 높고 넓게 판 석굴 공간이 있고 천정에는 조각이 새겨져 있고 기둥들이 한줄로 위치에 있다. 기계가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 이런 석굴을 만들었다니 경이롭다. 지식과 표현 능력의 한계로 본것을, 느낀것을 글로 제대로 옮기지 못함이 안타깝다. 16번 석굴을 나와 잔여 석굴도 차례로 돌아 봤다. 많이 걷고, 보았고, 느꼈다. 몇 백년 동안 만든 유산을 짧은 시간에 보았다. 입력이 너무 많았다. 기억을 대신해 사진으로 남겼다. 이후에 사진을 보면 느낌이 되살아 날지는 장담 할 수 없다. 오후 3시가 되어서야 엘로라 석굴 일정을 마무리 하고 아우랑가바드행 버스를 탔다. 비행기 시간까지는 충분한 시간이 남아 ‘디울라타바드’라는 성을 둘러 보았다. 성안에 높은 곳에 위치한 요새까지 다다랐다. 넓게 펼쳐진 데칸 고원을 바라보고 내려왔다. 아우랑가바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뭄바이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16번 석굴 위에서 본 모습
16번 석굴 앞쪽
16번 석굴 코끼리 상 부근
16번 석굴 안쪽 깊은 곳
엘로라 석굴 위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