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가입한 카페에 서평 이벤트가 있다. 관심있는 책에 대해 제한 기간 내에 서평을 쓰고 카페에 올리는 것이다. 블로그 글쓰기는 자유를 보장한다. 다른 일이 바쁘면 미루면 된다. 올리고 싶을때 자유롭게 올릴 수 있다. 제약 사항이 없다. 그래서 블로그 글쓰기는 완성도나 충실도가 떨어진다. 서평 이벤트 글쓰기는 ‘서평’이라는 글의 형식이 있고, 마감이 정해져 있다. 이벤트에 참여한 서평글을 같이 공유 하므로 글에 대한 압박감도 블로그 보다 높다. 서평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고, 이벤트에 참여한 책에 대한 관련 정보도 필요해서 마음이 바빠졌다. 마음이 바쁠때 회사 일도 많아진다. 휴일 근무도 하고 월요일도 바쁜 하루를 보냈다.
지난 주 금요일 업무를 마치고 서평 이벤트 관련된 책을 사기 위해 서점에 갔었다. 절판된 책이라 중고점에만 있었다. 참새가 방앗간에 갔다가 그냥 올수 없었다. 서평관련 책을 발견했다. 이원석 작가의 “ 서평 쓰는 법” 이었다. 부제는 ‘ 독서의 완성’이다. 부제도 마음을 끌었다. 이원석 작가는 ‘ 거대한 사기극’을 출간한 작가이다. 오래전에 읽은 기억이 있다. 자기 계발서를 비판한 책이었다. 책 날개에 작가 약력을 참조 하였다. 서평가이며 지금도 온 오프라인에 서평을 쓰고 있다고 했다. ‘거대한 사기극’도 서평공모 당선이 단초 였다고 한다. 거대한 사기극은 작가의 첫단행본으로 2013년 출판평론상을 받았다. 작가의 책읽기와 서평쓰기의 결과 였던것이다. ‘ 거대한 사기극’도 자기 계발서를 사회적 환경과 해당서가 위치하는 전체 맥락으로 분석한 책이었다. 작가는 서평글쓰기에서도 책이 위치한 맥락을 중요시 하였다.
작가는 부제처럼 읽은 책에 대해 서평을 쓰는 것이 독서의 심화이고, 완성이라고 이야기 한다. 좋은 책을 온전히 누리고, 어려운 책을 풀어내기 위해는 것이 서평의 이유라고 한다. 서평 쓰기가 지적 기초 체력을 유지하고, 지적 독립을 위해 필요하다고 한다. 이이러한 서평을 쓰기 위한 방법을 풀어 낸 책이다. 다양한 서평 사례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서 잘 읽힌다.
작가는 서평작성 법을 설명하기전에 서평의 정체성 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즉 서평이란 무엇인가를 정의한다. 평소에 궁금했던 내용 이었다. 독후감과 차이점이 무엇인지 궁금 했는데 명쾌하게 설명한다. 책을 읽고 나서 느낀 감동과 깨달음을 쏟아 내는 것은 독후감이라고 한다. 즉 독후감은 정서적이며, 내향적이며 독백적 성격이 강하다. 반면에 서평은 해석작업이며 논리를 담아내며, 서평가가 읽은 책에 대한 조리 있는 설명과 평가를 문자화 한다고 한다. 독후감의 감동과 깨달음에 논리와 체계를 부여하여 설득력을 배가 시킨 것이 ‘서평’이라고 정의 한다. 작가는 서평을 비평과도 비교 한다. 비평은 무거운 서평이라 정의한다. 일반적인 서평이 특정한 책의 독서를 제안하는 것이라면 무거운 서평은 특정한 책에 대한 특정한 해설을 제안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미 읽은 책을 서평자의 해석을 따라 다시 읽어 보기를 권유하는 것이 무거운 서평이라고 한다.
서평 쓰기의 목적은 자신의 내면 성찰에 있다고 한다. 독서가 자기의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지만 서평쓰기는 책을 깊이 읽어 내며 내면에 몰입하게 한다. 읽은 책에 대해 글로 쓰려고 하면 두렵지만 당당히 직면하면 자아성찰의 보상이 따른다고 한다. 자아 성찰은 과정이라고 말한다. 서평의 진정한 목적은 성찰의 내용을 삶에서 실천하는 것이라고 한다. 삶의 변화를 지향하는 것이다. 독서를 통해 자아 성찰하고 타자의 이해를 바탕으로 삶의 지평을 확대하는 것이다. 서평을 읽는 독자의 관점에서는 서평을 읽음으로써 책에 대한 선이해 형성에 기여 한다. 물론 선입관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모든 책을 읽을 수없기 때문에 서평을 참조하여 관심분야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서평은 잠재 독자의 독서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 좋은 서평은 잠재적인 독자가 선택하게 하고 움직이게 한다. 이는 서평에 대한 논리적 평가를 근거로 한다.
서평을 쓰기위해 전제 되어야 할 게 있다. '어떤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이다. 서평가는 소통의 목적에 따라 읽는다. 책의 종류보다는 왜 읽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성숙에 도움이 내용, 유용한 자료, 재미 있는 책의 내용도 될 수 있다. 분노 또한 강력한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감정을 동력으로 삼되 지적으로 준비가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즉 문법과 언어의 기본 수준을 충족해야 하며 문자를 넘어서 맥락 파악이 가능해야 한다. 저자의 심층의도를 이해할 수 있는 독해력을 필요로 한다. 추가적으로해당도서가 자리하는 맥락(전공)에 대한 기본 이해가 필요하다. 내부적으로 책에 대한 인덱스 형성이 필요 하다.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이중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하다. 숭배자의 관점과 비판자의 관점을 가져한다. 책에 매료되어 다가가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책으로 부터 냉철하게 거리를 두어야 한다. 이후 책에 대한 입장을 정해야 한다.
이후 서평 쓰기의 요소를 이야기 한다. 가장 중요한 두가지 요소는 “ 요약"과 “평가" 이다. 요약은 서평을 읽는 사람에게 책에 대한 선 이해의 정보를 제공한다. 충실한 요약이 평가를 위한 근거가 된다. 요약은 서평쓰기의 토대라고 한다. 서평을 읽는 독자는 평가라는 건축물을 보지만 그 건축물이 서 있는 토대가 요약이라고 한다. 토대가 부실하면 건축물은 무너지기 쉽다. 작가는 요약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각장을 읽고 난후에 생각으로 혹은 기록으로 핵심을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서평을 작성하려면 그렇게 하는 편이 유익합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면 전체의 핵심 내용을 정리해야 합니다. 목차를 앞에 펼쳐 놓고 다른 이에게 장별로나 젋려로 요지를 간결하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정리가 되면 좋습니다. 적어도 장별로는 정리해야 합니다 (87p)
서평의 핵심은 평이다. 평가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맥락화’이다. 하나의 책을 다른 책과 연결해 특정한 자리를 찾아주는 것이다. 책의 숲에서 자리 매김 한다. 자리 매김은 해석의 가능성에 따라 다양하게 존재한다. 자신의 기준과 안목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 세상의 지식 영역에 대해 가능한 넓게 알아야 하고, 서평의 대상이 자리한 영역에 대해 깊게 알아야함을 강조한다. 차이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단순히 책을 많이 읽는 수준을 넘어서 폭넓은 공부가 필요하다. 한 측면에 대해 깊이 배워서 이를 통해 관점과 논리와 언어를 습득해야 다른 여러 측면으로 나아갈 수가 있다. 너른 이해의 토대가 깔려 있어야 특정한 이해의 건축물을 튼실하게 쌓아 올릴 수 있다. 세부 적인 평가항목은 책의 제목부터 목차, 문체, 지식의 적정성/정확성, 번역 등 다양 하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서평 쓰기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이야기한다. 슬로우 리딩으로 생각을 자극하는 문장을 발췌하라고 한다. 책을 읽고 생각나는 바를 바로 기록하라고 한다. 발췌한 문장이 촉발한 사유의 기록이다. 처음 책을 집어 들었을때나 막 서평을 쓰기 시작할때 머릿속에 그 책에 대한 명확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지만 시작이 중요하다고 한다. 글을 쭉 써나가다 보면 자연스레 글에 질서와 형상을 부여 할 수 있게 된다.
첫문장 쓰기와 문단 구성에 대해 이야기 한다. 전문작가가 아니라면 첫문장은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대부분 첫문장이 소박하고 평범하다. 문단은 하나의 생각을 담아야 한다. 각문단의 분량은 비슷하게 조절 해야 한다고 한다. 다음으로 단어와 표현으로 이어딘다. 모든 단어와 표현은 독자가 알아 볼수 있도록 구성 해야 한다. 인용에 대해서 설명을 이어간다. 인용은 나를 돌아 보게 만들었다. 책을 읽고 블로그에 올릴때 가장 쉽게 올릴 수 있는 내용이 인용글이었기 때문이었다.
인용이 과하면 서평이 스스로 서지 못합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단 한줄도 인용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종종 글의 대부분이 인용으로 이루어진 서평(이라기보다는 책의 소개 혹은 요약)도 있습니다. 이런 글은 서평이 아닙니다. 그저 글을 작성한 사람의 개인 작업 노트에 불과합니다. 그 인용문중에서 무얼 골라 어떻게 배열할지를 모색하고, 여기에 어떻게 자신의 생각으로 테두리를 지을 까 고민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인용만 해 놓는다면 제아무리 멋진 문구라 해도 서평에 기여할 수 없습니다. 서평의 주체는 서평자 입니다. (158p)
서평의 마무리를 이야기 한다. 서평의 논지가 공격적일때 마무리는 책에 대한 비판이 저자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줄 수 있도록 책의 장점도 드러내라고 한다. 마무리로 끝나는 것이다. 모든 글쓰기가 강조하는 고치고 또 고쳐이다. 마지막으로 좋은 서평을 참고하라도 잊지 않는다. 책장에 꽂혀 있는 서평집에 눈이 갔다. 장정일, 강유원, 이현우, 강창래 서평이다. 대부분 이책에서 언급한 서평가들이다. 서평 쓰기를 시작하려는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된 책이다. 계속 참조할 예정이다.
'분야별 책 읽기 > 인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본론 공부 (1/2) (0) | 2019.04.09 |
---|---|
기호가 만들어 낸 현대의 신화 (0) | 2019.04.04 |
공부의 철학 (0) | 2019.03.27 |
꽃샘 추위 (0) | 2019.03.23 |
아침의 피아노 (0) | 2019.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