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면서 휴대폰으로 아트앤스터디 강의를 들었다. 전철에서 강의를 들으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달한다.  장의준 철학자가 강의하는 "구조주의 입문" 중 롤랑바르트 기호학 부분이었다. 구조주의에 관심이 많다. 이해하고 싶은 분야 인데 쉽게 접근할 수는 없었다. 범위도 넓고 다양한 철학자가 있었다.  '푸코, 바르트, 레비 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강의 내용과  비슷하였다. . 부제가 "교양인을 위한  구조주의 강의" 이다.  강의를 듣고 해당 내용을 책에서 다시 찾아 보았는데 읽었던 부분이었다.  강의 중에는 생소하게 느껴졌는데 이미 읽었고 연필 흔적을발견 할 수 있었다. 책을 읽을 때  롤랑바르트 기호학이 나에게 다가오지 않았거나, 기억력 감퇴의 결과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사상가를 만나면  최성일의 ‘책으로 만나는 사상가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을 찾아 본다.  사상가의 저작 중심으로 사상가를 설명한 책이다.  218인 사상가를 저작 중심으로 간략히 설명하고 있다. 사상가를 중심 생각을 대략적으로 살펴보고 국내에 출판된 저작들을 확인하기에 좋다. 큰 그림으로 볼수 있어서 가끔 찾아 본다.  '롤랑 바르트'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책에서 롤랑바르트를  '변신의 천재’라고 설명 한다. 롤랑바르트의 연구 덕분에 우리는 문학, 패션, 레슬링, 광고, 자아/역사/자연의 개념에 대해 새로운 안목을 갖게 되었다고 이야기 한다. 비평가 이면서 기호학자, 이론가이면서 수필가인 팔방 미인이라고 표현한다.

 

이책에서 소개하는 ‘현대의 신화’(동문선)은 강의 들었던 내용과 연관이 있었다. “대중문화의 언어활동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비판서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언어활동에 대한 최초의 기호학적 분석서’라고 한다. 신화를 파롤로 보는 바르트가 “신화가 하나의 의사 소통 체계, 곧 하나의 메시지’라고 단언한다. 신화적 요소에 대한 바르트의 특유의 분석과 비판적 인식이 드러난다고 한다. 

 

강의에서  ‘상징'과 ‘기호'를 비교 하여 설명 하였다.  ‘상징’은 그것이 지시하는 것과  의미적으로 연결되었다. 예를 들어  법원  이미지에서 ‘저울’은 재판의 공정함을 상징한다. 저울의 무게 측정 기능이 재판을 공정한 제판을  연상시키기 때문입니다. 저울을 ‘주전자’로 대치하면 상징으로서 기능할 수 없다.  또다른 예로  화장실 문 앞에 걸린 ‘양복을 입은 사람모양이 이미지’는 신사용 이라는 것을 상징한다. 그러나 ‘신사용'이라는 문자는 기호이다. 이 문자와 ‘남성은 여기에서 배설을 한다’라는 생활 습관 사이에는 ‘인위적인 약속’인 것이다. 기호라는 것은 어느 사회집단이 인위적으로 약속한 '표시와 의미의’ 결합이다. 기호는 ‘표시’와 ‘의미’가  하나가 되어 비로소 진정한 의미가 생긴다.  ‘표시’와 ‘의미’사이에는 어떠한 자연적 내재적 관계 없다.  ‘의미하는 것’과 ‘의미 되는 것’의 기능적 관계일 뿐이다.  

 

  장기를 두려고 하는데 졸이 하나 없는 경우 바둑알을 장기판에 놓는다고 했을 때 장기를 두는 사람이  ‘귤껍질’을 졸로 ‘약속’ 약속 하면 장기는 계속진행된다. 그러나 귤껍질과 졸사이에는 그 어떠한 자연적이고 사회적인 결합이 없다. 이 것이  ‘기호’의 본질이다. 소쉬루는 ‘귤껍질’과 같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표시’를 의미하는 것 ‘시니피앙’으로 장기의 졸의 작용을 의미되는 것 ‘시니피에'라고 불렀다. 기호란 의미하는 것과 의미되는 것의 세트이며 이둘을 합친것이 기호라고 한다. 언어 뿐만아니라 복장, 먹는 요리, 좋아하는 음악, 타고 다니는 자동차, 살고 있는 집 등이 모두기호로 가능하다. 기호학은 우리 주위에 있는 것이 기호가  될 수 있는지, 그 것이 어떤 메시지를 어떤 방식으로 발신하고 이떻게 해독되는지 등을 규명하는 학문이라고 한다.  

 

롤랑 바르트는 소쉬르의 기호의 자의성에 관한 주장,  즉 소쉬르의 ‘기표가 기의와는 현실 속 에서 아무런 자연적 관계도 없다’는 주장을 비판적으로 계승해서 “현실의 거짓된 자연스러움” 이라는 이데올로기적 신화를 비판하기 위해 신화 기호학을 창안하였다고 한다. 

 

“나는 프랑스 사회의 일상사가 지니고 있는 몇몇 신화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하였다. 이러한 고찰의 소재는 신문기사·주간지의 사진, 영화, 공연, 전시회 등 매우 다양하였고, 주제 또한 매우 자의적이었으며 ... 시대의 현실과 관련되어 있다 는 것이다. … 현실이란 완벽히 역사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저널리즘, 예술, 상식 등에 의 해 자연스러운것, 본래적인 것으로 둔갑해 버리는 현상, 즉 현실의 거짓된 자연스러움이 참 을 수 없이 느껴져서였다. … 이에 자명한 것으로 포장된 진술 속에 숨겨져 있다고 생각되 는 이데올로기적 오용을 다시금 포착해 내고 싶었다.”(롤랑바르트, 『현대의 신화』, 동문선, 2002, 서문 p. 3.)

 

롤랑 바르트에 의하면 오늘날 문화는 신화에 의해 규정되는데, 신화의 기능은 특정한 세계 관을 자연화시키는 것에 있다. 신화가 특정한 세계관을 자연화시킨다는 것은 곧 신화가 ‘비정치화된 파롤’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달리 말해, 신화는 언어활동에 권력을 기재하는 것이다. 롤랑 바르트는 신화의 기능이 기호에 권력을 기재함으로써 권력 을 끝임없이 재생산하는 것에 있다고 주장한다. 사실 모든 권력은 역사 우연성에 결부되어 있다. 하지만 신화는 권력에 결부된 역사를 자명한 것으로, 즉 자연적인 것 으로 바꾼다.  “현실의 거짓된 자연스러움”으로서의 신화는 역사적인 것을 자연적인 것 으로 전도시킨다. 

 

롤랑 바르트는 신화적 기호의 한 예로서 '파리 마치’  잡지의 표지에 인쇄된 사진을 언급하는데, 이 사진은 프랑스 군복을입은 한 흑인 소년 병사가 거수경례를 하고 있는 장면 을 담고 있다. 대상언어 체계(1차 체계)의 차원에서 볼 때, 이이미지의 의미는 ‘프랑스식 거수경례를 하고 있는 흑인 소년 병사’이다. 하지만 메타언어 체계(2차 체계)로서의, 즉 신화적 기호로서의 이 이미지의 의미는 '인종차별 없는 위대한 프랑스를 위한 순수한 충성’이다.

 

롤랑 바르트는 1차 체계의 언어를 대상언어라고 부르며, 2차 체계의 언어를 메타언어라고 부른다. 신화학자가 다루는 대상은 바로 이 메타언어, 즉 2차 체계의 언어이다. 신화의 출발점으로서의 대상언어에는 문자와 이미지가 모두 포함된다. 예를 들어, 언어, 사진, 회화, 광고, 의식, 사물 등은 모두 신화의 출발점(즉 1차 체계의 언어인 대상언어로 서의기호)이 될 수 있다.

 

롤랑 바르트에 의하면 신화는 ‘기호의 체계’이다. 신화가 기호의 체계 라는 것은 기호의 성질을 따르며, 층위야 어떻든 간에 기표와 기의의 결합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뜻한다. 신화는 언제나 이중구조를 가진다. 신화는 신화 이전에 존재하는 기호학적 사실로부터 출발한다. 즉 1차 체계에서의 기호는 2차 체계에서 기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신화역시 1차 체계와 마찬가지로 기표, 기의, 기호라는 삼원적 도식을 지니고 있다.  즉 신화의 ‘형식’은 기표에, ‘개념’은 기의에,  ‘의미 작용’은 기호에 상응하는 것이다.

 

'도심에서 낮에 입는 옷은 흰색으로 액센트를 준다'는 사실의 언급처럼 보이지만 다른 층위에서 새로운 기의 즉 ‘낮에 입는 옷에 강조된 흰색은 도시의 기호이다'를 위한 기표가 된다. 결과적으로 이 패션 체계의 사례들은 독자들이 수용하기를 바라는 이데올로기적 기호 혹은 세계관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수사적 약호는 이와 관련된 것이다. 이처럼 패션은 신화의 한 형식으로서, 인공적인 것을 자연의 기호로 전환시켜 자신이 행한 변형을 은폐한다.  '도심에서 낮에 입는 옷은 흰색으로 액센트를 준다'는 사실의 언급처럼 보이지만 다른 층위에서 새로운 기의 즉 ‘낮에 입는 옷에 강조된 흰색은 도시의 기호이다'를 위한 기표가 된다.

 

롤랑 바르트를 표현한 최성일의  ‘문제는 세계를 변혁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를 변형하는 것이다.’가 어렴풋이 눈에 들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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