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하비의  『도시의 정치 경제학』 (한울, 1996)을 펼쳐 들었다. 하비의 저작  『자본의 도시화 』와 『의식과 도시 경험 』의 주요 내용을 취합하여 발간한 책이다. 『자본의 도시화 』는  자본주의 생산양식에서 도시화가 어떻게 전개되며, 도시화의 결과가 자본주의 관계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파악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의식과 도시 경험 』은  개인인들이 도시 일상의 생활 속에서 만들어나가는 경험  의식의 의미와  뿌리에 있는 사회적 총체성을 분석 하였다고 한다. 이후  발간한  『모더니티의 수도, 파리』 (글항아리, 2019)를 접하고 만난 책이다.  발간 순서를 거슬러 읽기를 진행하는 중이다.  『도시의 정치 경제학』은 절판이 되어 중고서적으로 구매 하였다. 

 

데이비드  하비는 1935년 영국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대에서 지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옥스퍼드대, 존스홉킨스대 등을 거쳐 현재 뉴욕시립대 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인문학자다. 40여 년간 마르크스의 『자본』을 강연한 것을 기반으로 펴낸 『데이비드 하비의 마르크스 「자본」 강의』가 특히 유명하다. 그는 역사지리학 분야의 개척자라 할 수 있다.  그는 공간과 인간의 관계를 여러 각도에서 파고 들었다. 자본주의와 도시의 관계에 분석을 진행하였다. 자본주의가 갖는 모순이 역사지리적 전환을 겪으면서 어떻게 재편되는가를 분석하고 추적하였다. 

 

 『도시의 정치 경제학』 역자 서문에  내용을 장별로 간략하게 요약하였다. 요약 내용을 확인한 후 관심 분야 장을 중심으로 읽을 예정이다.   

 

제1장은 자본주의 발전과 도시형태의 변화를 추적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잉여가치 생산과 축적은 자본주의 도시의 생산과 더불어 진행되는데, 여기서 잉여가치 집중의 중심으로서 도시가 형성된다. 그 구체적 표현은 물리적/사회적 건조환경의 건설로 나타난다. 과잉축적, 도시내 경쟁, 지리적 팽창으로 인한 불안정성은 20세기에 연이어 포디즘 도시, 케인즈주의 도시, 탈케인즈주의 도시로 전환하도록 하였고 노동분업, 소비분업, 지휘 및 명령, 재분배 등의 기능을 둘러싼 도시내 세력들과 도시간 경쟁을 촉진하였다. 그리하여 자본주의는 공간에 대한 우월한 장악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게 된다.

 

제2장은 자본의 순환과 축적의 과정 한가운데 존재하는 도시과정에 대한 연구이다. 도시과정내에서 전개되는 가치 및 잉여가치 생산의 1차 순환, 고정자본과 소비기금의 2차 순환, 과학/기술 및 사회적 소비의 3차 순환의 조직화에 따른 의미를 분석하고 난 뒤, 자본주의 순환의 위기형태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과잉축적은 위기의 공간적 해소와 재축적을 위해 건조환경에 대한 투자로 발전하나 다양한 공간구조는 다시 축적의 장애로 발전되는 모순적 성격을 나타내게 된다. 자본주의 도시과정은 노동자계급의 저항과 계급투쟁으로 인한 긴장이 발생하여 교외화의 등장 등 이에 대처하는 공간적 변형으로 나타난다.

 

제3장은 자본주의하의 지대에 관한 것으로 맑스의 미완적 내용을 재구성하여 순수 자본주의적 생산양식하에서의 의미로 확대시킨 것들을 다루고 있다. 독특한 분석은 차액지대 1과 차액지대 2의 내용을 토지에서 기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본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고 토지문제를 자본순환내 미래의 초과이윤을 겨냥한 의제자본의 금융자산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지대의 전유를 도시공간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수익순환의 다양한 모습 속에서 고찰하여 그 복합적 내용들을 더욱 풍부하게 하고 있다.

 

제4장은 도시공동체내의 계급구조와 거주분화에 관한 것인데 맑스주의에서 간과되어온 거주분화 문제를 계급구조 및 사회이론 영역으로 통합시키려는 의도를 깔고 있다. 여기서 독특한 점은 기본계급뿐 아니라 도시구조내 기본계급 사이에 존재하는 다양한 2차적인 세력들, 즉 잉여집단과 파생적인 세력이 도시의 거주분화에 다양한 질서체계를 형성하게 된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 도시환경내 거주분화는 자본주의의 소외적 사회관계 재생산에 영향을 미치는데 그 기본적 동력은 계급관계임을 피력하고 있다.

 

제5장은 도시노동시장, 계급동맹, 도시정치 등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도시는 노동력의 일일 교환과 대체가 가능한 곳이 지리적으로 근접해 있는 노동시장이기도 하다. 하비는 노동시장분석에 통근가능성과 지리적 노동이동의 개념을 포함시키고 있어서 흥미로운 분석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기술, 조직, 노동공급의 우월한 입지를 통한 자본가간 초과이윤 확보의 공간적 경쟁이 치열하게 존재하고 있음을 지적하여 입지를 생산의 지리적 경관의 형성에 있어서 능동적 요소로 보고 있다. 특정 도시는 도시내 다양한 생활양식, 생산조직, 계급조직, 사회심리적 태도로 인해 독특한 ‘구조화된 응집’을 지니고 있으며 이 응집의 주된 힘은 도시정치와 지배계급동맹의 힘으로부터 나온다.

 

제6장은 화폐, 시간, 공간이 도시과정내에서 서로에 대해 갖는 규정적 의미를 서술하고 있다. 상품교환을 중재하는 화폐는 시간과 공간의 의미를 변형하여 도시화의 형태와 형식에 한계를 규정한다. 화폐는 합리적 계산과 측정이라는 물질적 기초 위에 존재하며 그에 의한 보편적 공동체를 형성시킨다. 19세기와 20세기에 시간의 엄격한 측정과 계산이 가능해진 것이 자본주의 발전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은 흥미로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시간과 공간의 관계에 있어서는 교통, 통신의 발달 때문에 시간은 공간에 대한 승리로 계속 돌진해 가고 있음을 정리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화폐와 시간 및 공간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에서 화폐의 소유가 바로 공간과 시간에 대한 소유, 도시과정내 권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은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제7장은 도시건축물에 담겨진 역사적 내용과 사회적 관계 등을 조명하는데 집중되어 있다. 몽마르트 언덕의 성심대성당은 파리 제2왕정 시기를 전후로 하여 왕당파, 부르주아, 카톨릭, 파리 코뮌의 민중 사이에 벌어진 계급투쟁의 산물이자 상징이다. 파리의 성심대성당은 그 위엄과 경관이 출중하여 ‘음침한 침묵 속으로 그 비밀을’ 묻어두려 하지만 그 속에 감춰진 ‘자유의 순교자’들의 신비는 “산 자들에 의해 자유의 요람으로” 드러나게 된다.

 

제8장에서는 의식의 도시화를 다루고 있다. 도시의 현란함과 경이로움, 소외와 억압 속에 꿈틀거리는 의식의 근원에는 개인주의, 가족, 공동체, 계급, 국가 등이 존재한다. 이들은 자본주의하에서 사회생활의 기본적인 물질적 전략의 기초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의식의 도시화는 자아실현의 미사여구 속에서 야만으로의 전환을 위협하고 있다. 자본축적의 측면뿐만 아니라 의식과 경험의 측면 역시 분석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하비는 이런 의식의 중심 영역인 도시화과정을 무시하는 어떠한 정치운동도 성공할 수 없다고 특히 맑스주의 진영을 겨냥해 단호히 주장하고 있다.

 

제9장은 포스트 모더니즘, 유연적 축적, 그리고 도시화에 관한 것이다. 1972년 이후 포스트 모더니즘이란 새로운 상징의 변화와 73년부터 시작된 세계적 경기 침체 이후 유연적 축적은 시장, 생산, 자본이동, 기술, 금융구조의 변화를 초래하였을 뿐 아니라 도시화, 도시구조, 도시계급동맹에서의 변화와 도시경쟁 촉진, 도시혁신 등을 몰고 와서 도시의 내/외적 재구조화를 결과하였다. 하비는 르페브르의 ‘물질적인 공간적 실천,’ ‘공간의 표상,’ ‘표상의 공간’ 등 공간 생산의 다양한 개념을 차용하여 도시공동체를 설명하고 있다. 유연적 축적에 따른 도시발전은 감탄을 자아내는 상징자본의 확대, 화려한 스펙터클의 동원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다른 한 축에서는 빈곤과 비공식화의 집적을 초래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7쪽, 도시의 정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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