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란 기억의 교환이다. 다른 사람에게 평범한 기억밖에는 만들어 줄 수 없는 사람은 ‘그 사람’이 될 수 없으며, 자신의 기억을 갖지 못하는 인간은 다른 사람의 기억 속으로 들어갈 수 없다. -황현산-

 

아침 일찍 잠이 깼다. 날이 밝지는 않지만 시계 바늘은 확인할 수 있었다. 5시 30분 이었다.  더 잘까 잠깐 생각하다 일어났다. 거실로 이동하여 가방에 노트북, 외장 하드를 담았다. .혹시 이사하는 중에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였다.  오늘은  이사하는 날이다. 같은 아파트 단지내 이사 였다.  조금 넓은 집으로 옮긴다.  집에 짐이 늘었고 아이들 방을 조금 넓히기 위해서이다. 이것 저것 정리하다 보니 7시가 되었다.

 

 나의 관심은 휴대 폰으로 향하였다. 7시에 받기로 한 메시지를 기다리고 있었다. 용달차  배차 결과였다. 어제 확인한 바로  7시에  용달차 배정이 되면 메시지를 보낸준다고 하였다. 10여분이 지나도 기다리는 메시지는 오지 않았다.  전화를 했다. 혹시나 담당자가 잊어 버렸는지 불길한 예감까지 들었다.  용달차는 옮긴 집에서 사용할 책장과 사물함 배송 용도 였다. 이사할때 물건을 같이 옮기면 한번에 해결 될 것 같아 일정을 조정한 것이다.  전화 통화한 용달차량 배정 담당자는 배정이 쉽게 안된다고 하였다.  콜텍시 처럼 요구상항을 포함하여 콜을 부르면 용달 차량 기사님이 받는 구조라고 했다.  요구 사항은 오전  9시 강서구 근처에서 보관함을  싣고 중간에 다른 지역에 들러 책장을 싣고,  이사할 집으로 오는 가는 경오 였다.  짐을 싣는데 도움을 주고, 10시30분이면 종료 되는 시간이었다.  비용은 6만원 이었다.  시작 시간 9시는 용달 일 시작시간으로 늦고 비용도 높은 편이  아니이서 선뜻 나서는 용량 차량이 없었다고 했다. 다행히 몇분후 배정 용달 차량 배정 메시지가 왔다. 

 

7시 30분이 되자 이사짐 차량이 집에 도착 하였다. 이사 준비가 한창이다. 보이는 이사라고 한다. 카메라를 설치 하였다. 스마트폰 어플로 이사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아내에게 이사를 맡기고,  용달차량을 이용하여 책장과 보관함을 가져오기 위해 약속 장소로 향하였다.  전철을 이용하였다. 1시간 정도의 시간이 예상 되었다. 용달 차량 기사님에게 정확한 주소를 보냈다.  8시 10분정도에 용달 기사님이 전화를 하였다. 상차 시간을 더 빨리 해달라고 하였다. 빨리 짐을 옮기고 다른 배차건을 받기 위함임을 알았다. 하지만 이동시간과 약속 시간이 있어서 변경할 수는 없었다.  

 

1시간동안 전철을 타고 목적지 인근의 전철역에 도착했다. 습관처럼 따릉이 자전거를 찾았다.  전철에서 목적지까지 걸어 가기에는 멀었다. 자전거가 보이지 않아  용달 기사님에게 전화를 했다. 전철역까지 용달차량이 오면 같이 가기 위해서 였다. 통화가 이루어 지지 않았다. 약속 된시간이 있어서 지체 할 수 없었다. 마을버스를 타고 급히 물건을  받기로 한 아파트로 이동 하였다. 아파트 이동후 용달 차량 기사님과 연락이 되었다. 기사님이 도착하고 약속 장소인 아파트 12층으로 올라 갔다.  엘리베이터 앞에 구매하기로 한  물건이 있었다.  엘리베이터에 실어 주었고,  1층까지 옮기는데 도와  주었다.  용달 기사님의 도움이 없이도 가능했다.  용달 예약 시 도움 비용까지 포함 하였었다.  예약시 물건을 1층까지 운반 부탁 했으면 더 빨리 옮기고 비용도 줄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짐을 싣고 경유지로 향하였다. 용달 차량 옆좌석에 앉았다. 

 

용달 차량은 올림픽로를 달리고 있었다. 물건 약속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던 기사님이 보이기 시작 했다. 연륜이 있어 보였다.  어떤 인생경로를 통하여 용달 차량 운행을 직업으로 갖게 되셨는지 궁금하였다.  조심스럽게 여러가지를 물어 보았다.  다행히 기사님을 과거의 기억을 물러와 이야기 해주었다. 원룸 건축 관련 일을 하다가 경기가 안좋아 용달차량으로 갈아 탔다고 하였다. 결정 잘하여 이렇게 돈을 벌어 먹고 살 수 있을 정도가 된다고 하였다.  같이 일했던 동료는 실업상태라고 하였다. 용달 차량도 열심히 하면  필요한 돈을 벌 수 있다고 하였다. 용달 차량 운행 수입은 대략 한달에 300~400백만원 이라고 하였다.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수입도 달라진다고 한다. 자식 결혼을 위한 주택 비용을 마련해주어야 되는데 충분하지 않다고 하였다. 나이 50이 넘어가면 취업도 불가하다고 한다. 용달 차량 운행은 자영업이라고 하였다. 분기마다 세금도 내는 개인 사업자라고 한다. 

 

용달 차량은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했다.  하루에 서너건 이상 짐을 운반해야 하는데  9시에 시작하면 너무 늦는다고 하였다.  9시에 시작하면 오전 한건으로 마무리를 하기 때문에 다들 주저 한다고 하였다. 나의  배정이 늦어 졌을 거라고 이야기 해주었다. 기사분은  상차 장소가 집에서 가깝고,  12시정도에 예약 한건이 있어서 배정요청을 한다고 하였다.  월급을 받는 사람들이 9시에 업무를 시작하고 12시에 점심을 먹지만  자영업의 세계는 불규칙 하다고 하였다.  식사도 제 때에 먹을 수 없어 떡을 포함한 간단한 먹거리를 가지고 다닌다고 하였다.  

 

용달 차량 업계에 대해 계속 이야기를 이어 갔다.  콜을 받기 위해서 가입비를 내고  회원에 등록해야 한다. 어플로 확인하고 물건 운송을 배정 받는 다고 한다.   개인 택시는 날자별로 근무가능한 일자가 있지만 용달은 날마다 가능하다고 하였다.  다만 가입한 회원사에 따라 하루에 배정 받을 수 있는 건수가 정해 졌다고 한다.  정해진 일보다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서 또 다른 회원사에 등록되어 추가 배정을 받으며  된다고 한다.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대기 하고 있어야 한다. 바로 일감을 확보 할 수 있다고 한다. 인천이나 산업 지역에 수요가 많고, 강남이나 송파는 수요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하였다.  

 

 계약 조건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단순히 물건만 싣는 것인지, 물건 싣는데 도움을 제공하는 지에 따라 비용이 달라진다고 한다. 어떤 고객은 물건만 싣는 조건이었는데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런때는 거절하거나 추가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하였다. 어떤 고객의 경우 요청한 사항과 다르게 이야기 할때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콜을 받을때 통해 내역을  녹음 한다고 하였다. 녹음 내용을 들려주었다. 계약 관계로 만나는 것이다.  깔깔이를 요청하는 경우 머뭇거린다고 한다. 깔깔이가  필요한 경우 대부분 무거운 짐으로 단단히 묶기 위한 용도라는 것이다. 물건 주인이 차량이 탑승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다. 대부분의 용달기사는 이러한 조건을  싫어 한다고 하였다. 혼자 운전하는 것이 편하고 조수석에는 구루마를 놓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계약 관계인 두 사람이 차를 같이 타는 것은 불편하다고 하였다. 조수석에 앉아 있는 나도 불편함을 만든다고 생각했다.

 

용달 차량 기사는 개인 약속 시간 지키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약속이 있어도 용달 수요에 따라 시간이 변경되므로 약속을 잘 안한다고 한다. 오후 늦게 경기도 까지 짐을 운반하고 빈차로 복귀 할 수 없다고 한다.  기름 값이라도 벌기 위해 경기도에서 콜을 기다렸다가 온다고 한다. 그렇다 보면  약속을 지킬 수가 없다고 한다. 기사님을 계속 용달 차량 이야기를 이어갔다. 어느새 차는  올림픽로를 벗어나 경유지로 향하 였다.  경유지에서 책장을 싣고 이사할 집앞에 도착 하였다.  아직 이사짐이 도착 하지 않았다. 물건은 이사할 아파트 단지 앞에 내려 놓았다.  용달 차량 기사님은 어느새 다른 물건을 싣기 위해 이동 하셨다. 오후에 이사짐이 도착하자  같이 사다리 차로 이사할 집에 옮겼다. 다행히 책장이 이전 책장과 어울렸다.    

 

올림픽로를 달리는 40여분간 용달 차량 기사님의 경험을 들었다.  개인 적인 경험 보다는 용달 차량 주인으로서 겪을 수 있는 일반적인 내용 이었다. 용달차량에 대해서 이전과는 다르게 볼 수 있지만 그 사람만의 특성은 기억할 수 없다. 고유명사가 아닌 보통 명사로서 기억하고 있다.  다음에 만나면 그 사람을 알아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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