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업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책읽기와 글쓰기를 시작한다.  이런 나에게  아내는 불만이 쌓였다.  회사에 다니면서 글을 쓴다는 것은 집에 와서도 개인 생활을 갖는 것이다.  회사에서 늦게 퇴근하거나,  모임이 있는 날은 집에 오면 바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집에서 회사 일을 계속하는 것 처럼 보였다. 가족과 같이하는 시간 외에  회사일을 하거나 개인일을 하거나 집사람에게는 동일하다. 블로그 글을 쓰다  자야 할 시간이 되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는 빨리 출근한다. 회사 동료와 아침 테니스를  하기 때문이다.  내가 가족 보다는 개인적인 일에만 관심이 있다고 이야기 하였다. 아이들 어렸을때는 회사일로,  이제는 개인 적인 일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항상 부족하다고 하였다. 최근에  잠깐 우선순위를 바꾸었다. 가족이 먼저고, 글쓰기와 책읽기는 우선순위를 뒤로 미루었다. 아내와 이야기를 하는 동안 서운함이 느껴졌다. 

 

점심시간에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저녁에 강남역에서 보자고 하였다. 오래만에 밖에서 둘만의 시간을 갖자고 하였다.  영화를 보기와 쇼핑 하자고 하였다.  아내가 좋아 하는것을 제안 한 것이다.  영화 예매 후  일은 바빠졌다. 정시 퇴근하기 위해서 일을 서둘러서 마쳐야 했기 때문이었다.  상황은 나의 계획을 지원하지 않았다. 퇴근 해야 될 시간임에도 마무리가 안되었다.  약속이 있을때는 일 집중도도 올라가고 속도도 빨라진다. 그러나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한 경우 서둘러도 안된다. 시간을 투여야 해야 한다. 월요일로 일을 미루고 퇴근을 했다. 약속 시간에 도착하기에는 늦었다.  집에서 전화가 왔다. 바쁘면 다음으로 연기하자고 하였다. 연기하거나 취소할 약속은 아니었다.  빨리 출발 하라고 하고 급하게 나갔다. 다행히 내가 먼저 약속 장소에 도착 하였다. 이전에 약속을 하면 내가 늦게 도착하여 기다리게 만들었다.  오늘은 영화 약속도 지키고  시간도 맞추게 되었다. 다행이었다. 오랜만에 계획한 만남은 순조롭게 출발하였다. 

 

영화관 입장은 10분 정도 늦었지만 웃으면서 보았다.  영화가 끝나고  먹자 골목으로 갔다. 강남역 주변은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늦어서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배가 고팠다. 아내는 식사를 집에서 하고 출발 했다고 하였다. 간단히 먹고 쇼핑을 하려 했다. 아내가 그냥 지나쳐야 할 간판을 보았다. 곱창, 막창 집이었다. 아내는 당이 조금 높아 고기를 먹지 않기로 했다. 채소 위조로 식사하고 있다. 밥도 많이 먹지 않는다. 곱창, 막창은 금지된 음식 중에도 순위가 높다. 아내가 좋아 하는 음식은 곱창, 막창, 간장 게장이다. 간판을 보고 지나쳤다가 다시 돌아와 곱창집으로 향하였다. 좋아하고 기쁨을 주는 음식은 금지보다 앞섰다. 

 

‘마마무'가 다녀갔다는 사진도 보였다. 손님들로 가득차 있다. 옆 사람의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소리로 가득차 있었다. 젊은 손님들이 대부분 이었다. 곱창/막창은 연령대가 있는 사람들이 소주 안주로 먹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곳은  내 생각이 선입관임을 알게 해주었다. 메뉴판에  일본어가 추가 되어 있었다. 일본 관광객도 많이 오는 곳인가 보다 생각했다. 2인분을 주문했다. 곱창, 막창은 쫄깃하고 식감이 좋았다. 양이 문제다. 소주나 음료수를 마시지 않고 먹으니  2인분은 금방 바닥을 드러냈다. 마음속으로는 그만 먹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표정을 보았을때 아쉼이 많이 남는 것 같았다. 오랜만에 둘만의 외식인데 충분히 먹어야지 하며 모둠 주문을 추가로 하였다. 아내도 말리지 않았다. 추가 주문을 잘 했다고 생각 했다. 

 

배가 점점 불러오고 추가 주문한 모듬도 어느새 바닥을 드러냈다. 시간이 꽤 지나 아이들  학원 끝날 시간이 되었다. 식당을 나왔다. 나오면서 아내는 후회 된다고 하였다.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을 먹었다는 것이다. 금지된 음식의 유혹에 넘어 갔다고 하였다. 몸에 좋지 않은 것을 우리가 같이 먹었다는 것이다. 영화도 좋았고 같이 외출도 좋았는데 음식이 마음에 걸린다고 하였다. 맛있게 기분좋게 먹었으니 괜찮다고 하였다.  금지된 것은 더 맛있다고 하였다. 마음을  편하게 생각하는 것이  몸에 더좋을 것 같다고 했다. 주말에 운동을 같이 하자고 했다. 이제부터는 곱창을 절대로 먹지 않겠다고 하였다. 나에게 못먹게 하는 임무를 부여 한다고 하였다. 집으로 향하는 아내의 발길은 가벼워 보였다. 집에 와서 막내에게  우리 저녁 이야기를 하였다. 막내의 답변이다. "서로 사이 좋게 지내고 서로 위해 준다면 어떤 음식보다도 몸에 좋을 거야"  금지를 넘어서는 기쁨의 윤리였다.  

 

'일상 > 개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용달차를 타고 올림픽로를 달리다.  (0) 2019.06.03
소진  (0) 2019.05.12
우정의 평가  (0) 2019.04.10
이사를 생각하며  (0) 2019.03.28
상어가 사람이라면  (0) 2019.03.2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