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유목적 과학과 국가적 과학

 명제 3. 전쟁 기계의  외부성은 인식론에 의해서도 증명 되는데 이는 유목적 내지  소수적 과학의 실존과 항속성을 암시한다.  명제가  국가작 과학 내지 왕립 과학과 대비하여 유목적 과학 내지 소수적 과학에 대해 말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유목적 과학이란 바로 인식론의 영역에서 전쟁기계를 뜻한다예로 고대학의 유클리드 기하학이 국가적 과학이었다면 아르키메데스 기하학은 소수적 과학 이었다. 주류적인 위치를 확보한 다수적 과학과 거의 인정되지 않고 묵살된 과학이 소수적 과학이다결과론 적이지만 요체는 사유형식 자체의 차이와 관련된 것이라는 점이다. 

 

1) 유목적 과학의 특징

유모적 과학의 트징을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첫째 '유체와 흐름의 이론'이다.  원자를 다루면서도 흐름과 결부된 것으로 비처럼 흘러내기거나 비껴나는 선을 그리며 흐리고 충돌하는 흐름을 다룬다흐름은 원자 자체보다도  실재적인 실재  자체거나 다양한 요소들을 하나로 묶는 일관성이라고 말한다. 이런 흐름에는 흐름 자체를 다루는 흐름과 수로라는 홈을 파서 흐름을 가두어 이용하는 경우이다.  동양의 고대사상에서 흐름을 다루는 이론은 매우 중요하다. '공'이나 '도'의 개념은  어떤 형태나 사물에 갖히지 않는 흐름 자체에 대한 개념이었다.  가령 화엄학에서 등장하는 '이' '공' 이라는 개념에 상응하는 절대적 흐름 자체를 표현하는 개념이었다면 이것은 주자학에서 '도'를 표시하는 개념으로 채택되고 그것이 '선'으로 환원될  없는 성과 동일시됨으로써 선악의 도덕적 개념에 갖히게 된다. 그것이  <주자가례>에서 처럼  예의 구체적 코드로 구현되는 무엇이 되면 '이'는 더이상 흐름이 아니라 고정된 형식이 되고 만다. 이런 문제가 17세기 조선에서 중요한 국가적 문제 였다.  

 

둘째 생성과 이질성의 모델을 추구한다. 생성을 더이상 복제물의 이차적 특징으로 보지 않고 생성  자체를 모델로 삼는다.  매번 발생하는  생성의 양상은 달라도 그러한 생성을 포착하고 사유하기 위한 개념은 있을 수 있다. 원자의 움직임을 표시하는 클리나멘이라는 개념이  원자의 운동을 사유하기 위한 하나의 모델이다. 클리나멘은 편위라고 번역되는 그리스어 이며 선을 그리는 성분이다. 중력이나 관성의 직선적인 움직임에서벗어나 최소각을 말한다. 이러한 클리나멘을 갖는 원자들의 우발적 마주침에 따라 세계는 그때그때 다른 것으로 생성된다는 것이다. 

 

셋째  소용돌이형 모델이다.  물질이 섞이지 않고 평행선으로 나아가는 층류상의 흐름과 대비되는 소용돌이형 흐름이다. 모든 방향을 허용하며, 주어진 공간을 흐름이 전체로서 점유하며 만들어진다. 알튀세르의 말에 따라 유목적 과학이 다루는 흐름은 '투르바'에서 '투르보'로 향한다고 말한다. 투르바는 대중, 대규모 주민, 소동을 가리키며 투르보는 둥근 형태의 원추나 소용돌이 나선이다. 사물의 기원과 질서의 시작은 투르바에서 투르보로의 미묘한 이행 속에 있다. 

 

넷째  문제 설정적이다. 안정적인 본질로부터 파생되는 성질을 연역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로부터 그것을 조건 짓고 해결하는 사건들로 나아간다. 국가적 과학이 기존 체계에 부합하는  그것을 정리 형태로 공리에 종속시키고 체계안에 제한하려 하는 반면 유목과학은 구체적인 계기를 통해 문제를 찾아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사유의 방법, 개념을 고안한다. 예를 들어 아르키메데스의 기학은 포물선이나 타원과 같은 원과 다른 성질의 곡선을 어떻게 다룰 것이가 ? 그것의 길이와 면적을 구할  있을 것인가 ? 하는 문제를 통해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 였다. 여기서 문제는 치유해야 할 질병이 아니라, 새로운 창안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질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점에서 공리적이고 안정적인 체계안에서 환원하고 그에 복속시키는 것으로서의 해결인 치유해야할 질병으로서의 문제인 국가적 과학과 대비 된다. 

 

2) 유목과학과 국가의 관계

유목적/소수적 과학은 국가적 과학의 요구와 조건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감금되고 제지되고 엄금에 처해진다. 예를 들어 투시법과 데자르그의 사영기하학의 관계도 그렇다. 투시법은 1425 브루넬레스키의 유명한대중적 실험이래 회화나 건축에서 중심적인 위치를 확고하게 차지하였다. 도시와 도로 구성에서 거리와 건축물의 배열에서 투시법은 오랜 동안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반면 데카르트보다 먼저 찾아낸 사영기하학은 2세기 가까이 완전히 무시되었다가 19세기 후반에 정규적인 기하학의 중요한 하나의 영역으로 자리잡게 된다. 

 

국가적 과학과 유목적 과학의 차이를 플라톤이 말했던 콤파르스 ‘디스파르스’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콤파르스는 법칙을 찾아내려 하고 어떤 보편적인 상수를 찾아내려는 모델이다. '변수들에 대한 불변의 형식'을 찾으려 하며 항상적이고 동질적인 형상을 찾으려 하는 '질료형태학적' 모델이다.  소재들이 갖는 이질성과 가변성을 추상화한 불변적 형식이나 형상을 찾아내는 모델인 질료와 형상(행식)이라는  이루어져 있다. 디스파르스는 변수들을 지속적인 변이 상태에 두려 한다는 점에서 유목과학에 상응한다. 질료-형상이란  대신에  소재 자체의  특이성이나 힘을 포착하려고 하는 소재-힘이란 짝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국가적 과학에 유목적 과학이 포섭되고 포획된다. 이미 척도적 지위를 갖는 국가적 과학에 결부되어 진행된다. 예를 들면  한의학에서 사용되는 개념이나 기술들은 소통수단 공통의 척도가 되어버린 근대과학이나 서양의학의  개념들로 번역되어야  한다. ‘라는 비가시적이고 비형태적 개념은 가시적인 형태로 변환되어야 하고, 전기나 자기적인 현상으로 치환된다. 

 

5. 사유의  가지 양상

1) 사유의 국가적 모델

명제 4는 전쟁기계의 외부성을 사유학에서 입증할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사유 자체를 국가장치와 전쟁기계라는  가지 극에 의해 분할하는 것을 뜻한다. 무엇을 사유하기 이전에 이미  무엇을 설정하는 방법, 그것을 사유하는 방법과 규범 등의 사유형식이 주어져 있고 그것이 우리의 사유를 먼저 규정하고 제한 한다. 모든 사유를 뒤덮는  사유의 이미지가 있다. 제도안에 규범으로 자리잡고 있는 사유의 형식이다. 국가 장치에서 빌려오는 사유의 모델이다. 이러하한 사유 속에 자리잡은 국가적 모델에는 두개의 머리가 있다. 하나는 마술적 포획, 강탈 혹은 구속에 의해 작동하는 것으로 신화의 효율성을 구성하는 참된 사유의 절대권이다. 다른 하나는 약속또는 계약에 의해 진행되며, 입법  사법 조직을 구성하고 근거의 재가를 수행하는 자유정신의 공화국인  로고스이다. 국가와 사유는 서로를 이용하고 필요로 한다. 이러한 관계를 통해  국가는 사유 내부에  내적인 전개라는 내부성의 형식을 부여하고, 사유는  내부성을 부여하는 국가에다 보편성의 형식을 부여한다.

 

국가적 모델이라는 사유의 이미지에는  가지 보편자가 나타난다. 하나는 전체, 다른 하나는 주체이다. 고전적인 사유의 이미지와 그것이 초래하는 정신적 공간의  파기는 보편성을 열망한다.  존재의 최종근거 혹은모든 것을 총괄하는 지평으로서의 전체와 존재를 우리를 위한 존재 전환시키는 원리로서의 주체가 그것이다. 언제나 보편성을 획득할  있는 방법으로 진행될 때에만 사유결과의 보편성을 입증할  있다는 것은근대 과학철학의 중요한 명제 입니다명제입니다.

 

2) 대항사유

대항 사유는모델을 빌린 사유형식 자체에 반하는  사유고, 국가적 사유형식을 깨고 부수어 비국가적 사유의 흐름에 다양한 출구를 만들어 내는 사유이다. 어떤 사상가가 시간을 두고 완성해간 어떤 사상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사사상가에 주어지는 외부들과 그의 사유가 접속한 결과고, 그런 만큼 하나의 사유 안에 항상-이미 복수의 사유가 뒤섞여 공존하는 그런 것이란 저에서 외부 문제고 외부의 사유 문제다문제다. 외부성을 자신의 내적인 특질로 갖고 있다. 

 

6. 전쟁기계와 공간: 전쟁기계의 공간적 측면

여기서부터는 공리공리 2 ‘전쟁기계는 유목민의 발명품이다. 그런 전쟁기계는 세가지 측면을 갖는데, 공간-지리적 측면, 산술적 내지 대수적 측면, 감응적 측면이 그것이다.  명제명제 5유목민의 실존은 필연적, 공간적으로전쟁기계의 조건을 유효화 한다. 

 

1) 점과 

 점은 일차적으로 멈춤과 고정, 고착과 결부되어 있다. 반면 선은 이동의 경로를 표시한다. 정착민은 정착하기 위해서만 이동한다. 유목민은 떠나는 도중에 멈출뿐이다. 이동의 궤적이 그리는 선이 우위를 갖는다. 유목민들은 통과하는 과정에서 잠깐 멈출 뿐이다. 흘러가면서 멈춘다. 그렇기 때문에 거꾸로 유목은 앉아서 하는 것일  있으며,  움직이면서 멈추어 있는 정착 또한 있을  있다. 9년간 면벽수행을 했던 달마대사는 새로운 사유의 흐름을 앉은채 일으켰으며,  여행을 하지만 과정은 버리는 시간이고 목적지만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정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면에서 점과 선의 개념은 외연적인 형태를 통해 표상되는개념이 아니라, 내포적이고 강밀도적인 개념이다 

 

정착민과 유목민에게 선의 기능이 다르다 예를 들어 정착민의 도로가 사람들에게 폐쇄된 공간을 분배하고,  사람에게 몫을 할당하고,  몫들간의 소통을 중재한다면, 유목민의 궤적은 사람들을 열린 공간, 불확정적이고 비소통적인 공간에 분배한다분과와 전공을 표시하는 점들과  점들 사이를 잇는 제도적인 이동의 경로들, 분과적 규칙과 전문가라는 단어로 표상되는 규제되는 소통의 목적과 양상, 그리고 각자의 업적과 점수로 환산되는 활동의 실적들이다. 이 경우 점과 선은 패이고 폐쇄된 공간을 만드는 요소들이고, 사유와 연구, 지식의 흐름을  공간안에 가두는 기능을 하는 것들이다. 다른 하나는 옆길로 새듯이 흐르면서 규칙에서 벗어난 횡단을 통해 뜻 밖의 지식을 생산하는 선이다. 실적이 아니라 확산과 촉발, 공유와 변용을 위한 지식이 생산된다. 횡단적 지식, 소용돌이의 지식, 그것을 만들어내는 클리나멘 같은 선들, 이것이 유목적 지식의 분배(노모스) 이루어지는 그런 선이다. 

 

2) 유목민의 공간

다른 점과 선을 갖는다면 그것들로 이루어지는 공간 역시 다른 질을 가진다. 이를  패인 공간과 매끄러운공감이라는 말로 개념화 한다. 유목민의 공간은 탈영토화의 공간이다. 대지와 하늘을 가르는 것은 없다. 중간의 거리도, 투시법이나 윤곽선도 없다. 시계는 제한된다. 하지만 점이나 대상에 의존하는 것이 아닐, 특개성들 내지 관계들의 집합들에 의존하는 유난히 정교한 위상학이 있다. 그것은 시각적 공간이라기보다는촉각적 공간, 촉감적 이고 음파적인 공간이다.  

 

유목민의 공간은 국지적 입니다. 그러나 원하는 모든 방향으로 움직일  있다. 이는 원거리-시각적 공간의 경우에는 소실점에서 가능했던 절대적인 이동 가능성을 모든 국지적인 점들이 갖고 있음을 뜻한다. 사물이나 흐름, 움직임을 가두는 홈이 없으나 모든 방향으로 움직일  있다는 거다. 이를 국지적 절대라라고 부른다. 국지적이지만 절대적이다. 유목민의 공간은  있는 곳이 어느 점이든, 원하는 모든 방향으로 움직일  있다. 이는 원거리-시각적 공간의 경우에는 소실점에서만 가능했던 절대적 이동 가능성을 모든 국지적 점들이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유목민의 공간은 매끄러운 공간이고 정착민의 공간은  패인 공간이다. 유목민은 운동보다 속도와 관계된다. 운동은 매우 빠를 수도 있지만, 그것이 운동에 속도를 주는 것은 아니다. 속도가 매우 느리거나 심지어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것은 속도다. 운동은 외연적/연장적이고, 속도는 내포적/강밀도적이다. 운동이 점에서 점으로 이동하는 것과 달리 속도는 공간을 전체적으로 장악한다.

 

3) 국가 장치와홈파기

국가 장치의 근본적 과업중의 하나가 홈파기이다.  국가 장치는 들판에서  숲을 제거하는 , 농업적-격자화,  농업과 정착민적 식품생산에 동물 사육,  상업에 기초한 도시-시골(폴리스-노모스)간 소통을 수합하는것이다. 홈파기의 이유는 모든 방향으로 흐르면서 공간을 전체로서 장악하는 유목적인 흐름을 일정한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 그것의 운동이  점에서  점으로 이동하는 원숙한 이동을 택하도록 하는 , 이를 위해 운동을 분해하고 재구성하고 변형하여  속도를 통제하는 것이다유목민이 전쟁기계를 형성한다면, 절대속도를 발명함으로써다. 절대속도는 제한된 방향, 제한된 크기에 갇히지 않는 속도의 자유로운 변이능력과 결부된다국가는 전쟁기계에 상대적 운동의 형식을 부여하지 않고는 그것을 영유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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