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써의 끌쓰기 

주말 아침이면 테니스장으로 향한다. 동네에 위치한 테니스장이다. 지난해 부터 테니스 동호회에 일원이 되었다. 아침 테니스 경기에 참여하는 회원들의 이름과 얼굴은 알 수 있다.  개인마다 테니스장에 오는 시간대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주말 아침에 오는 사람은 거의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오후에 오는 회원들은 잘 모른다.  어제도 아침에 테니스 장에 갔다. 회원들이 많이 오지 않아서 오랫동안 연습 게임을 할 수 있었다. 회원들이 하나둘씩 도착하자 정식 게임을 하였다. 첫번째 게임을 마치고  다음 순서를 기다리기 위해  테니스장에 있는 실내 공간으로 들어갔다. 의자와 탁자가 중앙에 있고 텔레비전이 설치되어 있다. 가정용 냉장고와 생수통 정수기가 있다. 들어가서 왼쪽 모서리에  씽크대와 가스레인지가 있어 간단한 요리를 해서 나누어 먹을 수 있다. 텔레비젼을 보면서 차한잔 하기에 좋은 공간이다. 바깥쪽은 넓게 유리로 되어 있어 테니스 경기를 지켜볼 수 있다. 

처음 이곳에 앉았을때 서먹 서먹 하였다. 회원을 알아 가는 과정이 필요 했고, 내가 누구라는 것도 알려야 했다.  테니스 모임이다 보니 테니스 구력에 대해서 물어 본다.  다음에는 어디에서 사는지 물어 보게 된다. 어느정도 시간이 흘러 직업에 대해 물었다. 직업에는 한 사람에 대한 많은 정보를 포함한다. 직업에 따라서 한사람의 태도와 취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직업 현장에서 쓰기 때문이다. 프랑스 사회학자가 제창한 개념인 아비투스를 직업을 통해 추측한다. 아비투스는 개인의  문화적인 취향과 구조화된 취향체계를 말한다고 한다. 공무원과 직업군인, 선생님과 대기업 직원의 아비투스는 많이 다르다.  언어와 외모에서 풍겨나오는 느낌도 다르다. 그래서 인지 업무상 한사람을 가장 빨리 아는 방법은 명함을 교환하는 것이다. 서로에게 직업과 위치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동호회 모임에서는 명함까지는 주고 받지 않지만, 직업의 직함을 불러 주었다.  은퇴한 하기전 직함으로 부른다.  교장선생님, 장군님, 이사님, 교수님으로 부른다.  직업과 동시에 물어 보는 정보는 나이이다. 하지만 직업과 나이로서 한사람을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직업은 직업이 가지는 특성을 반영한 특성을 보인다.  본인의 의지나 선호와  관련이 먼  특성 들이다. 감정 노동자의 친절함은 본인의 의지와는 관련이 없다.  그 사람의 보다 더 깊은 내면을 알기 위해서는 관심 분야를 알아야 한다. 그 사람을 가슴뛰게 만드는 일, 설레이게 만드는 일을 알아야 한다. 물론 직업으로서의 일이 가슴을 뛰게 만들고 설레이게 만들 수 있지만 대다수는 아닌것 같다.  직업은 이사회에서 먹고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가져야 하는 것이다. 의무적 활동인 것이다. 하지만 주말이나 여가 시간에 자발적으로 자기가 좋아서 하는 활동은 개인의 취향이자 취미 인것이다. 한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취미를 아는 것이 도움이 된다.

테니스장 실내 공간에서 자주 이야기 되는 취미가 있었다. 골프 였다. 오늘도 텔레비젼은  골프 방송이고,  골프장에 다녀온 이야기며 골프체 이야기도 많이 나왔다. 골프가 유행이다.  잠깐 동안 골프 이야기를 듣다가 나왔다. 나는 골프를 하지 않는다. 업무상  필드에 몇번 나가본 경험이 있지만 나에게는 맞지 않는 운동이었다. 골프도 개인 취향이다. 개인 취향은 논쟁 거리는 아니다.  하지만 내 주변에서 골프는 순전히 개인 취향에 의한 선택보다는 필요에 의한 선택이었다.  일반인이 주말마다 골프채를 들고 필드에 나가기에는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골프를 즐기기 위해서는 경제적 능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기 위한 운동으로 골프를 선택한 사람을 많이 보았다. 순수 내면의 취향이라 기에는 거리감이 느껴졌다. 

 한동안 와인 열풍이 분적이 있었다. 취미로 와인 수집을 하는 사람도 보았다. 와인 수집이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최고급 비싼 와인만을 수집한다고 하면 졸부의 속물 취미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와인의 특성과 맛을 분별하고 와인의 역사를 포함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다르게 보였다.  주변에 음향 기기에  대해 취미가 있는 사람을 보았다. 오래된 진공관 앰프, 스피커 등을 수집하고 음악을 감상 하였다. 막귀인 나는 명기의 차이를 구분 하기 힘들지만 그 들은 차이점을 구별해 내었다. 그렇기에 더 진귀한 기기를 확보하는것이 그에게는 중요하게 생각되었다.  유행하고 선호되는 고가의 물품을 구매하고 수집하는 일은 그의 경제적 능력을 나타낸다. 하지만  오랜 시간과 정성을 투재해서 감각의 차이를 만드는 일은 그의 취향을 표현한다. 그일에 미치고 자발적으로 할 때에 가능한 것이다.  

테니스 경기를 지켜보며 누군가 나의 취미를 물어 본다면 무엇이라고 답할까 생각해 보았다. 요즘은 취미에 대해서 누가 묻지 않지만 옛날에  질문을 받았다. 미팅에 나갔을때는 가장 많이 이야기한 취미는 '음악 감상'이었다.  실제 취미가 아니라 멘트로서의 취미였다. 나름 준비도 해 갔다. 어떤 음악을 왜 좋아 하는지.. 어떤 작곡가의 음악에 감동했는지.. 지금은 기억할 수 없다. 그 당시에  고상한척 보이기 위한 취미 였었다.  지금의 취미는 무엇이라고 답할까 ?  나의 취미는 글쓰기라고 말하고 싶었다. 아직은 취미라고 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내가 원해서 글을 쓰고 있다.  즐거운 마음으로 시간을 투자하고 있으니 당당히 나의 취미는 글쓰기 입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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