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8 집  

오늘 아침에도 비가 온다.  어젯밤에 오늘은 비가 오지 않기를 바랬다. 날씨 웹을 찾아 보았는데 비가 올 확률이 높았다. 내가 찾아본 날자가,  지역이 틀리기를 바라면서 재 확인 했었다. 내가 사는 지역 이었고, 오늘 이었다. 남은 것은 기상청의 예보가 틀리기를 바랄 뿐이었다. 하지만 나의 바람과 다르게 기상청의 예보는 맞았다.  비가 오지 않기를 바란 이유는 테니스 때문이다. 아침 식사를 하고 집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서 테니스를 한다. 실외 테니스장 이기 때문에 비가 오면 테니스 자동 연기이다. 요즘 테니스 재미에 빠져 있다. 네트를 넘어오는 녹색 공을 쫓아가서 힘있게 넘기다 보면 어느새 땀이 흐른다. 

비 오는 소리가 계속 들린다. 오늘 테니스는 포기다. 오늘 그 시각에 무엇을 할까 잠시 생각 했다. 아내와 함께 울타리 콩을 까고 책읽기를 하면 오전이 지나 갈 것 같다. 평소라면  회사에서 일 할 시간인데  휴가 중이기 대문에 가능하다.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나를 되돌아 보기 위해 10여일의 휴가를 냈다. 이제 절반 정도 지났다.  휴가 중이지만 회사 일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핸드폰 메시지와 이메일에 신경이 쓰이고, 업무 진행 사항이 머릿속에 맴돈다. 수십 년동안 몸에 밴 익숙함을 하루 아침에 바꿀 수는 없다. 다만 작은 변화가 시작 된것이다.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 가라는 삶의 명령을 어기고, 내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향해 나의 시간을 쓰기로 결정한 것이다. 불안이 자꾸 방해를 하지만 나의 방향은 꺽이지 않을 것이다. 

핸드폰에서 알람 소리가 아침의 정적을 깬다. 알람 음악도 다양하다. 큰 딸 핸드폰이 가장 먼저 울린다. 오늘 아침에 일찍 등교 해야 한다고 하였다. 알람소리가 피곤한 큰 딸을 깨우지 못한다. 노크로 깨워야 한다. 오늘 아침 일찍 등교하는 큰 딸을 위해 계란 후라이를 준비하고, 차로 등교 시킬 계획이다. 평소에 다하지 못한 아빠 역할을 휴가 기간 만이라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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