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동호회에서  테니스 복식 경기가 있다. 라켓을 메고 테니스 장으로 향한다. 도착 하니 오전 9시다. 좀 늦은 편이다. 복식 경기가 진행되고 있다.  오는 순서대로  4명이 되면  경기를 시작한다. 경기가 끝나면 다음 4명이 경기에 참여 한다. 실력이 비슷해야 경기가 재미 있다. 실력 차이가 나면  경기 흐름을 깬다. 자신의 실력과 참여자의 실력을 평가 해서 팀을 구성해야 한다. 아직 실력이 낮은 단계인 나는 아침에 일찍온다. 일찍 오는 사람들과 실력 차이가 덜 하기 때문이다.    

테니스 시작 한지는 몇년 안되었다.  해외 파견 생활중에 시작하였다. 동료가 테니스 경기를 재미 있게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시작 했다.  아침,  저녁 시간만 나면  강습을 받았다.  저녁 9시 이후에는 동료들 경기가 있기 때문에 이전에 강습을 받아야 했다. 저녁 식사도 거르고 강습을 받은 적도 있다.  더운 곳이기 때문에 1시간 강습 받고 나면 온 몸이 땀에 젖었다. 강습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동료들과 게임에 참여 하였다.  경기에  참여 하는 동안 모든 일상의 생각들은 머릿속에서 사라진다. 테니스에  몰입하는 것이다. 주말이면  밤12시까지 게임을 했다.  땀을 흘리고 난후 같이 마시는 맥주 맛은 잊을 수 없다. 몸이 둔한 편인지 생각보다 실력이 빨리 향상 되지 않았다. 복귀 할때까지 테니스는 생활에 활력을 주었다. 

복귀 후 참여 한 동호회가 이곳이다.  모두 테니스 실력이 월등하다. 경기 중 실수하면 나의 파트너에게  미안할 때가 많았다.  실력을 향상을 시키고  다시 동오회로 돌아 오겠다고 결심하고 동호회를 잠시 떠났다. 중원에서 사부를 만나 내공을 쌓고 와야 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주력 무기인 라켓도 바꿨다. 라켓을 바꾸는 것 만으로라도 실력이 향상된 것 같았다.  휴가 기간에 집중 강습을 받았다.  지난 주  동호회 복귀 후  경기를 했는데  떠나기 전보다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다. 내공은 커녕 기본적인 초식도 되지 않았다. 무슨 일이 일어 났단 말인가?  경기 감각을 잃었을까 ? 자신감을 잃었을까 ?  아니면 라켓이 나에게 맞지 않은가 ? 많은 생각들이 스치고 지나 갔다.  오늘 다시 경기를 하였다.  지난 주 보다는 조금 나아진 졌지만, 아직도 스트로크는 이전 단계까지는 도달 하지 못했다. 경기가 빨리 지나 기를 바랬다.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실력 향상 실패 원인을 생각하다 격언 하나를 떠올렸다. "역사의 진보와 마찬가지로 학문의 진보도 항상 그때그때의 1보만이 진보이며 2보도 3보도 n+1보도 결코 진보가 아니다.”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를 떠올렸다.  발터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에 나온 구절이다. 참고로 벤야민은 독일 출신의 유태계 비평가로 철학자, 번역가 등 다양한 면모를 지닌 사상가 였다. 사망 이후 인정을 받았다. 대표작은 '기술복제시대의 예술’ 로서 산업사회  매체의 변화에 따라 변하는 예술의 성격을 분석 하였다. 벤야민은 1보를 내딛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것이다. 학문의 진보 뿐이 아니라 테니스 내공도 1보 내딛는 것이 중요 했다. 2보, 3보 아니 n+1보를 꿈꾸며 1보를 소흘히 하였다. 천천히 한걸음을 내 디디며, 실력을 향상 시켜야 했다. 짧은 시간에 경기에 이기기 위해 무리를 했다. 한번에 뛰어 넘을려고 했다. 내공을 위한 1보를 계획 했다.  지속적으로 경기에 참여하기로 했다. 경기시 파트너에게 신경을 너무 쓰지 않고 나의 1보를 내딛는 것이다. 시간이 될때 마다 초식부터 단련하여 내몸이 기억하도록 단계적으로 내공을 쌓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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