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전환과 운동을 겸해서 아내와 산책을 자주 간다. 요즘은 산책로에 실외 운동기구가 설치 되어 있어 운동도 겸할 수 있다. 같이 걷다 보면 한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산책 장소는 집 근처 등산로에서 하천 산책로로 바뀌었다. 등산로는 무릎에 부담이 되고 주말에만 갈 수 있다. 반면에 하천 산책로는 퇴근 후 언제든지 갈 수 있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간다. 강둑 우레탄 산책로는 나무 그늘로 덮여 있고, 하천 옆 아스팔트 산책로는 햇빛을 받으며 걸을 수 있다. 하천 옆과 강둑 경사진 곳에 자라고 있는 갈대와 야생초를 만날 수 있다. 밤이 되면 가로등 불이 켜지고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물 흐르는 소리, 봄의 개구리 소리, 풀벌레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처음 하천 산책로를 걸었을때의 모든 것이 새로웠다. 도심 공간에 시골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신기하였다. 이제는 익숙함 속에 편안 함을 느낀다. 익숙함이 지루함으로 이어지는 않는다. 어제와 오늘이 변함없는 반복으로 생각되지만 어느새 해가 짧아 지고 기온이 변했다. 갈대 꽃이 피어나고 코스모스가 눈에 들어 오기 시작했다.계절이 바뀌고 있다.
이번 주말에도 어김 없이 천변 산책로를 찾았다. 해가 질 무렵 나와 밤이 되어 돌아 왔다. 익숙한 산책로를 걸었다. 이제는 눈감고도 갈 수 있을 정도다. 마음이 편안하고 대화에 집중할 수 있었다. 주말에는 시간에 여유가 있어 더 멀리 갈 수 있고 변화를 줄 수 있다. 이번 주말에는 새로운 산책로를 찾았다 가는 길에는 이전과 동일한 강둑 산책로를 이용하였다. 돌아 올때는 평상시 걷던 산책로를 벗어나 도심 골목을 걸었다. 낯선 도시에 여행온 기분 이었다. 생소한 음식점 앞을 기웃거려 보고, 분위기 좋은 카페앞을 지나 쳤다. 새로운 음식을 먹어 보고 싶었지만, 코로나가 우리를 막았다. 보는 것으로 만족 했다.
익숙 함만을 추구하다 보면 단조롭다. 끊임 없는 변화와 자극은 우리를 혼란 스럽게 만든다. 익숙함 속에 피곤하지 않을 정도의 낯설음이 생활의 활력이 될 수 있다. 가끔은 새로움에 대한 기대가 가슴 설레이게 한다. 산책로의 변화는 우리에게 작은 새로움 이었다. 익숙함에 새로움이 추가 되어야 한다.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사람의 성향과 나이에 따라 균형점의 위치는 달라질 것 같다.
새로운 곳으로 떠날 수 있지만 요즘같은 상황에서는 익숙한 풍경속에서도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미소한 변화를 감지 할 수 있는 감각과 감성의 능력이 필요 하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꽃피우는 생명력을 익숙함속에 지나쳐 버리기 쉽다. 산책을 하면서 만나는 수많은 풀을 잡초 라는 이름하나로 뭉뚱 거리는 것이아니라,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하나 하나의 야생초로 볼 수 있을때 새로움을 감지 할 수 있다. 최근 산책에서 좀작살나무를 알게 되었다. 자주색 둥근 열매가 눈에 들어 왔다. 우리의 의지와 섬세한 감각 능력에 따라 새로움을 볼 수 있는 깊이와 넓이는 달라 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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