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는 인문학(서동욱 기획, 반비)은 독서 모임 토론 책으로 선정한 책이다. 한국 인문학에 대한 현재 모습을 비추기 위해 기획된 책이 었다. 우리 인문학에서 절실하지만 쉽게 던질 수도 쉽게 답을 구할수도 없었던 문제를 살핀다. 25가지 문제 제기에 대하여 22명의 인문학자가 답한다. 기획자와  여러명의 공저자가 있는 책이다. 사실 공저자 책은 잘 읽지 않는다. 내용이 전체적인 맥락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책을 선정한 것은  스티브 잡스, 안철수, 인문학 교실, 한국 영화 분석 등 주변이야기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책의 질문 중심으로 논제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책의 문제 제기 중심으로 독서 토론을 진행하였다. 참여자의 평가가 좋지 않았다. 사회 과학의 운동 측면이 거북하다고 하였다. 책을 선정한 의도와는 다르게 인문학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못 했다.  이책에서 서동진 교수는 "노동이라는 고역이 부재하는 것처럼 상상하게 하는 우아한 가림막이 인문학이다" 라고 규탄하며 인문학을 거부할 때라고 말한다. 이말과 같이 인문학에 대한 논의가 거부되었다. 


이 책은 철학, 문학, 역사, 사회과학, 심리학,  여성학, 독일어, SNS, 번역 등 다양한 분야를 이야기 한다.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뇌 과학과 통섭에 대한 내용까지 포함한다. 내 전공이 공학/자연계열이기 때문에 관심이 더 갔다. 각  분야 들은  팔리는 인문학, 잃어버린 인문학, 싸우는 인문학, 가능성의 인문학으로 구분되어 있다. 구분된 주제에 대해 각 내용들이 잘 정리된 느낌보다는 파편적 나열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공저자 책의 한계일 것이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인문학을 만날 수 있다. 가림막 역할을 하는 인문학이다. 우리를 새롭게 주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봉쇄 해버리는 인문학이다. 의식화 시기에는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가 어떻게 실존하는가라는 물음으로세계를 투명하게 객관화한것이 아니라 자신을 새롭게 주관화 했다. 우리는 애플 제품에서 노동이 투입된다는 사실을 잃었다. 소설을 읽을때 출판산업이 만들어낸 상품이 아니라 한 소설가의 상상력과 조우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우리는 상품에서 정작 사회화된 노동을 보지 못한다고 한다.  


텍스트로의 인문학도 만난다. 인문학의 활동무대와 대상은 말과 글, 즉 언어 텍스트다. 인문학은 직접대상과 상관하기보다는 텍스와 상관하는 일이다.  강영한 교수는 텍스트 읽기를 강조한다. "전승된 텍스트를 수용하고 그것을 매개로 자신의 삶과 주변 세계를 이해하고 또다시 새로운 텍스트를 생산, 전승하는 인격적 활동"인 것이다.  사회과학이 보는 인문학도 있다. 인문학은 인간과 역사를 대상으로 "삶의 방향을 정하는데 필요한 지식, 좌표를 정하고 세우는데 도움이 되는 지식, 무엇보다  삶의 의미를 밝혀주는 지식 즉 정향지 생산에 주력하는 것이다. 쓸모없는 인문학이 있다.  유용함은 인간을 억합한다. 인문학은 쓸모있는 것이 아니기때문에 인간을 억합하지 않는다.  


나에게 있어서 인문학의 의미는 누구에게 의존하지 않고 세계를 바라보고 해석할 수 있는 공부이다. 이에 따라 자율적인 삶을 살아 가는 것이다. 이책은 내가 바라보지 못한 세상에 대해 묻고 고민하게 만들었다. 인문학의 넓이와 깊이를 알게 해준 책이다. 이 책 전반에 흐르는 비판 정신은 세계를 해석하기 위한 도구로 참고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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