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상상,  2018년 12월 27일 

 

 

 

 

 

 

 

 

 

 

 

 

 

 

 

 


1.  생체상품으로 노동력의 특수성 
상품은 스스로 시장에  갈 수 없고 스스로 자신을 교환할 수도 없다.  우리는 상품의 보호자 즉 상품소유자를 찾지 않으면 안된다. 상품을 소유 한다는 것은 전제적 지배권을 갖는다는 뜻이다. 이는 상품을  사물화 한다는 뜻을 담고 있으며, 마음대로 처분해도 좋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노동력은 '몸에 대한 사용권'을 판 것이지 '몸에 대한 소유권'을 넘긴것은 아니다. 인간 자체를 매매 대상으로 삼는다면 우리는 노예제 사회로 퇴행하는 것이다. 생체상품은 인간 생체를 벗어나는 순간 파괴되므로 노동력과 이를 소유한 인간은 물리적으로 분리 되지 않는다. 노동력이 생체 속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생체 사용권을 임대하듯 넘겨야 한다.  

자본가는 노동력에 대한 처분권을 얻었으므로 최대한 가치를 생산하도로 능력을 쥐어짤 것이다. 노동력은 잉여가치를 창출하는 가변자본으로 작동한다. 농동력을 주체와 능력, 주체와 활동 등으로 개념적으로 정교하게 분리해도 노동자는 노동행위 속에서 속사을 입을 수 밖에 없다. 노동시간 연장, 노동강도 강화라는 생체에 대한 폭력에 노동자는 고분고분할 수가 없다. 자본가는 고분고분하지 않은 생체를 유순하고 유능한 노동신체로 만들기 위해 끔찍한 폭력을 행사한다. 

2.  상품교환이 전제하는 인간 관계

상품을 교환하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타인이다.  이에 반해 공동체 구성원은 애초에 한몸을 이루고 있으니 서로를 타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퇴니스에 따르면 공동체 구성원들은 우리 몸에 팔다리처럼 내적 규정에 의해 통합되어 있다. 반면 사회는 개별 구성원의 선택의지에 따라 외적 규정에 의해 통합되어 있다. 이를 '비동료간 외적 유대'로 표현했다. 인간의 교환 성향은 본래적인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생산약식의 산물로 역사적인 것이다. 

상품소유자는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사용가치를 지닌 다른 상품과 교환하게 될때 자기 상품을 넘겨준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교환은 개인적 과정이다. 또한 상품은 교환을 통하지 않고 가치를 실현할 수 없으므로 상품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승인을 필요로 한다. 이런 관점에서 사회적인 과정이다. 교환의 일반적 등가물로서 화폐가 출현한다. 자신의 상품이야말로 다른 모든 상품들에 대한 일반적 등가물인 것처럼 행동하지만 개인이나 한두사람이 합의해서 통용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런점에서 등가물의 출현은 '사회적 행동'의 결과 물이다. 화폐의 상징하는 가치의 통일성하에서 각각의 상품은 저마다의 가치로 개별화할 수 있다.  

상품교환이 일반화 되고 화폐가 일반적 등가물로 기능하는 곳에서는 기존의 공동체를 해체하면서 자신의 코뮨 즉 화폐공동체(상품소유자의 공동체)를 구성한다.  사실 화페는 공동체 내에서가 아니라 다른 공동체들과 만나는 소수의 지점들에서 나타난다.  다른 공동체와 끊임 없이 접촉하는 유목민족은 화폐형태를 가장 먼저 발달 시켰다. 일단 물건들이 공동체 외부에서 상품들로서 교환되기 시작하면, 그 물건들은 내부에서도 상품이 되기 시작한다.  교환이 끊임없이 반복 되어 공동체의 생산물 일부가 의도적으로 교환을 목적으로 생산 되면 노동 생산물은  상품으로 전환된다. 

공동체 내부에서 상품거래와 물품 거래는 엄격히 규제 되었지만 식민화와 공동체의 몰락이 상품과 화폐 유통을 가능하게 했다. 상품을 받아 들인다는 것은 단순히 사물하나가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인간관계-하나의 세계가 들어오는 것이다.  그런데 공동체화폐나 지역 통화 운동이라는 것도 있다. 이는 공동체적 인간관계의 회복과 생성을 목표로 한다.  공동체화폐는 공동체적 관계를 강화한다.  공동체를 소통시키는 코뮨적 화폐가 된다. 공동체 화페가 삶의 일부분, 어쩌면 아주 작은 부분만 해결해주지만 이 부분만큼은 비자본주의적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

3. 자본에서 사회적이라는 말의 의미
사회적 이라는 말은 한무리의 공통규칙들을 공유하지 않는 공동체들 사이의 교환이 지니는 고유한 특징을 가리킨다. 시장에서 한 상품소유자가 다른 상품 소유자를 만난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각자는 저마다 사정과 저마다의 규칙에 따라 물건을 만들어 왔지만, 개인들은 서로의 사정을 알지 못한 채 행동할 수밖에 없다.  사회적으로 결절된다는 것은 공통의 규칙, 미리 정해진 체계가 없는 상태에서 결정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개인으로서는 알수도 없고 제어할 수도 없다. 이런 사회적 행동을 통해 생산의 사회적 성격과 자본주의적 위기(공황)이 나타난다. 

4. 화폐의 기능
화폐가 금의 형태로 존재하느냐, 종이 형태로 존재하느냐 하는 것이 화폐의 '물질적 현존'으로 화폐를 소재의 측면에서 보는 거다. 반면 화폐가 어떤 기능으로 존재하는 지,  즉  가치척도로 존재하느냐, 유통수단으로 존재하느냐를 구별하는 것이 '기능적 현존' 이다.  유통수단으로 화폐는 서로 모르는 판매자와 구매자의 관계를 일시적으로 매개하지만 어음과 같은 지불 수단은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믿을 만한 관계가 이미 수립되었음을 전제한다. 
화폐는 상품유통과 무관하게 지불수단으로서 국각에 의해 만들어 졌고, 유통에 투입되고 사용되면서 가치척도가 된것이다. 확대된 가치형태 내부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경제의 바깥에서 국가에 의해 만들어져 경제적 교환 내부로 끌어들어진 것이다.  근대의 화폐들이 온갖 목적들에 사용될 수 있게 된 것은 시장에서의 교환이 다른 유통방식들을 다 대체해버렸고 우리의 생존과 욕구충족에 필요한 재화와 용역 모두를 시장에서만 구할 수 있게 된 상황과 관련된다.  모든 것이 시장에 상품으로 나와 있다는 조건에서 돈을 가졌다는 것은 그야말로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 된다. 

5. 가치척도로서 화폐의 기능
화폐가 가치척도인 한에서 화폐는 일단 가치를 지닌 사물, 즉 상품이어야 한다. 한마디로 화폐상품이어야 한다.  모든 상품들엔는 인간의 추상노동이 들어 있다. 화폐 덕분에 상품들을 같은 단위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공통된 단위로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상품이 화폐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가치를 가진 것만이 가치를 재는 데 이용할 수 있다. 가치척도인 한에서 화페가 상품인 이유가 이것이다. 

상품들의 가치를 화폐로 표현할 때 우리는 그것을 '가격'이라고 부른다. 가격이란 화폐상품으로 표현된 해당 상품의 가치이다. 가격은 해당 상품의 가치가 표현된 것이지만 가치 자체는 아니다. 가치를 잴 때 실제 금이 필요하지 않는데  "머릿속에 있는 금", "상상적이고 관념적인 금"으로 충분하다.  상상적일 뿐인 화폐가 가치척도의 기능을 수행한다 할지라도 가격은 전적으로 실제 화폐재료에 달려있다. 

가격이란 해당 상품과 화폐상품의 교환비율이다. 교환은 가치에 따라 이루어 졌지만 교환 비율은 다를 수 있다. 각 상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사회적 노동량은 그대로이지만 둘의 교환 비율이 달라진다. 시장가격이 변한거다. 가격의 변동과 가치의 변동은 이처럼 다를 수 있다.이러한 이유는 첫째 상품의 가치가 직접 나타나지 못하고 화폐상품으로만 나타난다는 사정이 있다. 가치에서의 가격으로의 질적 변신이다. 둘째는 시장의 수요 공급이 가격이 영향을 미친다. 장기적으로는 어떤  균형점을 갖지만 일시적으로 수요 공급의 사정에 따라 가격이 변화한다. 단순가격에서 시장가격으로 양적 변화가 일어난 거다. 양적 전형이다. 경쟁의 심화나 똑같은 양의 자본을 투자해도 원료나 기계에 투자한 부분과 노동력에 투자한 부분의 비율이 전체 평균에서 얼마나 벗어나는냐에  따라 상품의 가격과 가치 사이에 괴리가 나타난다.  

가격이 가치의 반영 비율에 상관없이 가치는 가격에 논리적으로 선행하한다. 상품의 가치는 그것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사회적 노동시간과 내재적 관계를 맺지만 가격은 해당 상품과 교환되는 화폐상 품과의 외재적 관계를 맺는다. 하지만 가치척도로서 화폐를, 가치 없는 것 즉 상품도 아닌 것의 가치를 재는 데 남용하는 일이 생긴다.  이를테면 양심이나 명예에도 가격이 붙는다. 양심이나 명예나 인격이 가치를 가지지 않으면서도 가격을 가질 수 있다. 물론 이가격은 상상적인 거다. 마르크스는 이를 수학의 허수에 비유했다. 사람을 볼 때도, 땅을 볼 때도, 심지어 행성을 볼 때도 '저거 얼마짜리일까' 하는 생각을 올리는 것. 모든 사물들에 가격표를 붙이려 들고, 가치눈금이 새겨진 눈으로 사물들과 세상을 보는 것이다. 바로 자본주의다.  

상품에 가격을 부여하려면 상상적인 금을 상품에 등치시키면 되지만, 상품이 그 소유자에게 일반적 등가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실제 금으로 대체되어야 한다. 가격을 책정할때는 상상적인 금으로 되지만 해상 상품을 교환하고자 한다면 실제 금을 내놓아야 한다는 말이다. 

6.  유통수단으로서 화폐
마르크스는 상품교환이 이루어지는 유통을 '사회적 물질대사' 라고 불렀다. 유통이란 상품의 흐름으로 사람들에게 필요한 물건을 공급하는 것이다. 교환이란 내가 원하는 물건을 가진 사람이 우연히 내가 가진 물건을 원할때 가능하다.  욕구의 우연적 이중일치이다. 

유통에서 상품과 화폐가 반복해서 교환된다. 내가 생산한 아마포는 사회 전체가 생산한 아마포의 한조각인 것처럼 취급된다. 내가 아마포를 더 생산한 게 아니어도 사회 전체가 과잉생산했다면 나도 과잉생산한 것으로 간주된다. 생산물을 "단 한개의 거래 품목"으로 여긴다. 거대한 아마포 한장을 모두가 생산한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여러사람이 여러 조건에서 아마포를 생산했지만 모든 아마포들은 하나의 아마포로서 "사회적으로 규정된 동질의 인간노동량이 대상화된 것일 뿐"이다. 

상품은 개인이 생산하지만 그 가치는 사회적으로 결정된다. 아마포 생산업자는 아마 재배자 외투 제작자와 연결되어 있다. 이 연결은 생산자 개인으로서는 알수가 없다. 고립된 개인들을 매개하는 것은 상품과 화폐이다. 서로 독립해 있는데 한편으로 상품과 화폐를 매개로 묶여 있는 것이다.  즉 자본주의는 "상호 간의 독립성"과 "생산물을 통한 전면적 상호 의존성"이 붙어 있는 사회이다. 

상품 하나가 유통에서 나간다 해도 그것이 관여했던 유통은 계속이어진다. 상품의 자리를 화폐가 차지하고 그 화폐의 자리를 다른 상품이 차지한다. 상품의 유통은 자본주의사회의 기본적 물질대사이자 가치대사이다. 자기 물건은 팔면서 구매에 나서지 않는 상황이 일어난다.  마르크스는 여기서 자본주의사회의 커다란 위기, 즉 공황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판매와 구매라는 "두 과정의 외적 자립화가 일정한 점까지 진행되면 그 내적 통일은 공황이라는 형태를 통해 폭력적으로 관철된다." 상품유통의 형식을 취하는 한에서 이런 상업공황의 가능성은 항존한다. 

금은의 새로운 생산지 발견에 따라 상품가격이 오른 것은 유통수단으로 기능하는 금은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그릇된 결론에 도달했다.  상품과 교환되는 금량의 급격한 증대는 금의 가치 저하와 관련이 있다.  이것은 유통수단으로서 화폐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척도로서 화폐와 관계된 문제이다.  이것은 유통수단으로 화폐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척도로 사용되는 금의 급격한 가치변동이 상품과 금의 교환 비융을 변동시켰고, 당연히 유통에 필요한 통화의 양도 증대시킨 것이다. 유통수단인 한에서의 지페는 그것이 대신하는 금량을 대체하는 것일 뿐이라는 점이다. 유통수단의 양은 상품들의 양과 가격, 유통수단의 회전속도에 달렸고 그것을 따르면 된다. 상품들의 양과 가격, 화폐의 회전속도는 유통 자체에 달린 것이 아니다. 유통은 그저 현살일 뿐이다. 

7.  화폐로서 화폐(축장화폐)
가치 척도로서의 화폐나 유통수단으로서 화폐에서는 화폐가 수단일 뿐 목적은 아니었다. 거래의 최종목적이 상품이 아니라 화폐인 경우이다. 부의 물질적 대표로서 화폐이다다. 요컨대 화폐가 치부욕의 대상이자 원천인 것이다. 화폐가 욕구의 대상이 된다. 즉 축장화폐이다. 축장이란 화폐를 재물로서 모으는 것이다. 화폐가 재물로서 의미를 갖는 경우이다. 케인스는 이를 유동성 선호라고 불렀다. 불확실성을 대처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기능을 한다.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는 절대적인 사회적 부의 형태이다. 화폐를 사물들의 힘줄이라고 불렀다.  축장화폐가 보여주는 바는 사회적 힘을 사적인 힘으로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부라고 하는 사회적이고 추상적인 것이 '사물'의 형태로 존재하기 대문에 개인은 화폐를 축적함으로써, 사회적 관계에서 나오는 힘을 사유재산화하는 것이다. 축장화폐는 구체적 상품, 구체적인 물건에 대한 욕망과는 다른 욕망을 보여준다.  치부욕이다. 물욕은 한계가 있지만 치부욕은 한계가 없다. 세계 제일의 부자도 결핍감을 느끼는 것이 치부욕이다. 

화폐를 퇴장시키려는 충동이 너무커서 정부의 통화 정책이 전혀 먹이지 않을때 정부가 직접 투자자로 나서거나 중앙은행을 통해 통화량을 더 크게 늘릴 수 있다. 상품 유통이 발전하면서 상품을 건네는 것과 값을 치르는 것 사이에 시간적 괴리가 자주 나타난다. 관념적 약속의 현실적 이행시기가 온다. 지불수단으로서의 화폐는 가치척도로서 관념적으로 기능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교환가치를 지닌 일반적 상품으로서도 기능한다. 이 모순 때문에 화폐 공황이 발생한다 

상품유통이 확대되면 그에 따라 지불도 연쇄되어 있다. 한 채권자가 다른 사람에게는 채무자인 경우가 많다. 지불이 연쇄되어 있어, 한쪽에 문제가 생기면 사회 전체로 퍼져간다. 화폐공황이 일어난다. 이런 지불 수단의 문제 때문에 화폐를 준비금으로 저장해 둘 필요가 생긴다. 자산을 저장하는 축장 기능만이 아니라 지불을 위한 준비금을 확보해 두는 것이다. 상품의 생산 판매와는 별개로 지불문제 자체에서 파생한 공황이다.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서 발생한 금융위기이다. 이는 화폐자본이 그 운동의 중심이며 따라서 은행, 증권거래소, 금융계가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 화폐의 기능적 현존에 따라 발발할 수 있는 공황의 현태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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