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뢰즈_가타리/개념어(DTG)

23. 이중분절과 지층 혹은 내용과 표현의 지질학

행복메모 2022. 2. 20. 10:15

 

분절이란 언어학을 통해 부각된 개념이지만 쉽게 이해하려면 뼈의 예를 드는  좋겠습니다손가락만 봐도   있듯이 우리의 뼈는 대부분 마디로 나뉘어져 있죠그렇게 분할된 뼈들은 마디로 결합되어 있습니다. 관절은 나뉘어진 뼈들이 결합되는 부분이죠. 이렇게 마디로 분절 되어 있어서 마디없는 뼈로는   없는 동작을   있습니다. 근육도 그렇죠. 우리 근육은 근섬유들로 나뉘어 있고  근섬유들이 결합되어 근육이됩니다. 그래서 근섬유들 각각의 힘을 조절하며 다른 동작을   있습니다키보드를 두드리고 탁구를 치고 젓가락질을 하는  모두 같은 손을 사용하지만 아주 다른 동작인데 뼈와 근섬유가 분절 되어 있어서 이 모두가 가능한 겁니다. 

 

 언어학에서 분절이란 소리의 흐름을 나누고 결합하는 방식이죠. 가령 '지구' 라는 말은 , ,  ,   라는 4개의 음소로 나누어진 소리가 결합된 말입니다. '지구를 지키다'라는 말은 지구’ ‘  지키다 라는 3개의 형태소로 나누어진 소리가 결합된 말이죠. 언어와 다르게 소리를 분절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같은 소리를 음고에 따라 나누고 그것을 결합하는 음악적 소리가 그렇습니다우리가 익숙한 서양의 음계는  , , 미 등의 7 음으로 분절 되어 있죠. 분절이란 이처럼 동작이나 소리  어떤 흐름을 포착하여 사용하기 위해 분할하여 결합하는 방법 입니다분절은 일정한 단위 별로 나눠 포착하기에 나누는 방식에서 벗어난 것은 놓치게 됩니다가령 한국어에서는 b  v , pf  소리가 나누어 지지 않기에 funk punk 구별되지 않습니다반면 영어에서는      구별되지 않아 '아파'와 '아빠'가 구별되지 않습니다.  서양 음계의 경우 '도'  '#' 사이에 있는 소리는 틀린 소리가 되어   하나에 맞추어야 합니다. 또한 동일한 소리의 흐름이지만 음악적 분절을 따라 포착하면 언어는 흘러 가버리고, 언어적 분절에 따라 포착하면 음고의 변화는 놓치게 됩니다.

 

이처럼 분절은 흐름 중에 많은 것을 놓친다 점에서 유감스런 형상입니다그러나 분절 하지 않고선 음악이나 언어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분절이란 유용하고 불가피한 현상 입니다. 어떤 분절이든 흐름을 분절하는구성 단위 있습니다. 언어에서 소리의  최소 단위인 음소,  의미의  최소 단위인 형태소가 그것입니다.  도, 레,  등의 소리도그렇습니다. 이는 흐름이라는 진료를 분할하는 최소 단위이고 결합의 형식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 입니다이를 들뢰즈와 가타리는  실체라고 합니다.  이러한 실체들이 결합하는  규칙을 형식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분할된 실체들을 결합하는 반복적 형식을 코드라고 합니다.  들뢰즈 가타리는 실체가 영토와 결부되어 있다면형식은 코드와 결부되어 있다고 합니다.

 

어떤 단위로 분할 것인가는 규칙이나 형식 이전의 문제입니다.  R  L  나눌 것인지  차이를 어떻게 구별  것인지는 나라마다 다르지요.  같은 R 어떻게 발음하는가에 따라 영어와 프랑스어가 구별 되죠.  형태소도 그렇습니다. 영어에서 가든은 정원 이지만 한국어에서 가든은 고깃집을 뜻하지요.  영어의 가든이 탈영토화 되어 한국어 단어로 재영토화 되어 그리된 것입니다.  실체가 영토와 결부되어 있다 함은 이런 뜻입니다.   실체적 구성 단위로 문장을 만드는 형식이 언어적 코드입니다.  통사법같은 것이 그것이지요.   흑인영어는 영어의 표준적인 문법을 벗어나서 새로운 나름의 형식을 사용합니다. 영어의 코드에서  코드화된어법이 반복되어 사용되면서 새로운 형식으로 재코드화  겁니다.  형식이 코드와 결부되어 있다 함은 이런뜻입니다. 

 

이중 분절은 이러한 분절이 이중적으로 이루어짐을 뜻합니다. 언어학자 마르틴에(Andre Martinet) 음소, 형태소의 분절을 이중분절이라고  하지만 들뢰즈 가타리가 말하는 이중분절은 이와 다릅니다. 실체란 형식화된 진료란 점에서 형식의 최소 단위이고 형식의 일부입니다.  그들이 말하는 중분절이란 내용과 표현 이라는 두층위에서의 분절을 뜻합니다그들은 이를 언어학자 엘름슬래브(Hjelmslev)에서 차용 했다고말하는데 내용은 형식화된 질료이고, 표현은 기능적 구조라고 재정의 합니다형식화된 진료라는 말이 실체와 내용에 대해 동일하게 사용되었는데 전자가 실체란 형식과 다르지 않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입니다후자는 진료로서의 위상을 강조한 것인데 이를 통해 진료, 형식이라는 오래된 개념을 내용/표현으로 대체하고자합니다이는 진료/형식을 분자화된 진료로서의 소재와 그것을 통해 포획되는 힘이라는 개념쌍과 대비할  분명해 집니다.  내용과 표현 이라는 두층위에서 분절이 이루어지고  층위 마다 실체와 형식이 있으니, 양자를 결합하면 4개의 개념이 만들어집니다.

 

내용의 실체, 형식과  표현의 실체,  형식이 그것입니다. 그러나 실체란  형식의 기본 단위 임을 한다면  네개의 개념에서 실제로 중요한 것은 내용의 형식과 표현의  형식임을   있습니다. 그래도 네개를 일단 예를 들어 구별해 보는게 필요할 겁니다.  음악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 , 미등 음계를 구성한 소리가형식화된 진료로서 내용인데,    각각의 음이 내용의 실체 라면  소리간 관계를 표시하는 형식인 장조, 단조, 선법 등은 내용의 형식이라 하겠습니다 다른 한편 그런 소리들로 음악을 만들때 보통 화성법이나기능 화상 같은 형식을 따르는데 이는 소리가 음악적으로 구성될  따라야  기능적 구조라는 점에서 표현의  형식이 라면,  -,  - 같은 음정은  표현 형식의 기본 단위가 되니 표현의 실체라고 하겠습니다.  여기서 내용 이라는 개념이 흔히 말하는 것과 다름을 아시겠죠.  흔히 내용이라면 영화나 소설 등의 서사를지칭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내용은 오히려 표현 형식의 물질적 자원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내용과 표현의 관계에 대해 말해야 하는데 그전에 하나 언급해야   것이 있습니다.

 

내용과 표현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오르내리면서 여러 수준의 대해 사용 되는 관계적 개념이란 점이 그겁니다.  장조,  단조  음계가  화성이나 기능 화성 이라는 표현의 형식에 대해 내용의 형식 이었다면,  화성적 소리들은 소나타 형식이나 푸가  형식 이라는 표현 형식에 대해 내용 형식의 위상을 갖는 다는 말입니다.  내용과 짝이 되는 표현의 개념은 스피노자와 표현 문제나,  의미의 논리에서 사용되던 표현 개념과 다름을 먼저지적해 두어야 합니다.   책들에서 표현이란 기표, 기의 라는 이항적인 기호 개념을 비판하면서 그와 다른존재론적 기호 개념을 위해 제안된 것이었습니다.  약간 덧붙이자면 들뢰즈 가타리는 언어학을 모델로 하는기호학과 언어적 기호를 부분으로만 포함하는 기호론을 구별 하죠. 전자는 기표/기의 관계의 자의성과 의미를 만드는 사회적 규칙으로서 랑그를  강조하는 소쉬르의 언어학을 기호 일반으로 확장한 것입니다. 

 

후자는 퍼스의 기호이론에서  것인데 그는 유사성에 따른 기호인 아이콘,  인접성에 따른 기호인 지표와 대비하여 언어처럼 자의성을 갖는 기호를 상징이라고 합니다.  전자의 경우 바르트의 말을빌면 기호는 언어의일부이다 라고 가정을 하고 있다면 후자는 언어는 기호의 일부이다 임을 명시하고 있죠.  이런 대비를 통해그들은 언어와 기표를 특권화하는기호학에 대해 거리를 두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안티 오이디푸스에서는이런 표현의 개념마저 관념론  충분히 벗어나지 못했다 면서 일종의 자기 비판을 합니다.  우리는 표현이라는 관념론  범주에 만족할  없다.  기계와 생산이란 개념이 표현 개념을 대신합니다.  하지만 카프카에서 개념은 내용과 짝하여 다시 출연합니다.  그리고 <천의 고원>에서   치밀하게 발전되어 사용되죠. 내용 표현 개념이 겨냥하는 것은 이중의  대상입니다.  한편으로 그것은 예전처럼 기표,  기의의 기호학이고,  그것이 가정하는 기표의  제국주의 입니다. 그것은 모든 지층의 대한 언어의 우위를 보증 해주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새로운 타겟은 내용/형식 이라는 전통적인 철학 개념 입니다.  특히 맑스주의자들이 헤겔 논리학에서 빌려한 사용한 내용/형식 개념이 그것입니다.  예컨대 내용이 형식을 규정한다는 명제를 하부 구조와상부구조 개념에 적용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렇게 되면 내용인 경제적 하부 구조가 형식인 상부구조를규정한다는 결정론적 사고를 피할  없습니다.  정치나  등을 경제적 계급 관계로 환원하여 설명 하게 되죠. 들뢰즈 가타리는 표현이 형식을 갖듯이 내용 또한 형식을 갖는다고 하면서 내용/형식 이란 대쌍 개념대신내용/표현의 대쌍 개념을 제안합니다.  그리고 하나를 다른 하나로 환원하는 사고를 비판하면서 하부구조,  상부구조로 환원될  없다고 명시합니다.  흔히 말하듯 경제적 생산 관계를 내용이라고 한다면 생산 관계의 자체도 형식을 가지며  형식의  차이에 따라 생산 관계들은 구별됩니다. 

 

내용과 형식 개념을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문학의 경우 흔히 문체를 형식이라고 서사를 내용이라 하는데그때도 서사는 플롯 같은 독자적 형식을 갖습니다. 그러니 내용의 형식의 있고 표현의 형식이 있다고 해야 합니다.  문체가 서사로 환원 되지 않듯이 정치나이데올기도 생산 관계로 환원 되지 않습니다.  기호학이  기표라는 표현  형식의 우위성을 특권화 한다면,   맑스주의는  하부 구조 라는 내용의 형식의 우위성을 특권 합니다.  들뢰즈 가타리는 내용도 표현도 다른 하나로 환원될  없는 독자적 지층이며 양자는 스피노자 철학에서  실체의  두속성 처럼 평행적 관계를 갖는다고 합니다. 독자성을 갖지만 서로에 대해  작용하며 상보적인 관계를 이룬다  말입니다. 기표화 하는것이란 점에서 표현의 우위성을 설정할  없는 것처럼  결정하는 요인 이란점에서 내용의 우위성을 설정한것도 불가능하다. 내용의 형식과 표현 형식은 상호 전제하는  개의 평행적 형식화 관련된다.

 

때로는 표현 형식이 때로는 내용의 형식이 주도 하는데 양자의 관계를 조절하는 것은 배치 그중에서도 기계적 배치 라고 합니다.  분절 한다는 것은 어떤 흐름을 성층화하는 것입니다.  음계가 이를  보여주죠 소리의흐름은     음고에 의해 성층화되어 있습니다.  화성적 형식은 음정들에 의해 성층화 되어 있습니다.  언어는 소리의 흐름을 음소나 형태소  단위로 성층화 합니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을 기본 단위로 하여 성층화되어 있고,  핵산은 유클레오티드 단위로 성충화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성층화된 것을 들뢰즈 가타리는  지층이라고 명명합니다.  의미화,  주체화,  유기체화는 이렇게 지층화   가운데 가장 중요한 지층들입니다.  이렇게 지층화  것을 대상으로  하는 분석을 그들은 지질학 이라고 명명합니다.  그런데 신체는 단지근섬유들로 지층화  것만은 아닙니다.  허파는  안에 다시 허파 꽈리 등이 소기관 으로 지칭화  되어 있고,  허파 꽈리는 근섬유들로,  근섬유들은 다시 세포들로,  세포는 세포 소기관 들로 그중 핵은 핵산들로지층화 되어 있습니다. 

 

약간 다른 측면에서 보면 핵산은 핵과 세포질을 자기 환경으로 삼고 세포들은 이웃한 세포들과 혈관을 환경으로 삼으며,  혈관은 허파 꽈리를 혹은 심장을 환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내부에서 외부로 마찬가지 말이지만 외부에서 내부로 상이한 층들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내부 외부의 방향으로 연결된 지층들을 종렬지층 이라고  합니다.  입에서 식도 위장을 거쳐 창자 등으로 이어지는  역시 종렬지층에 속합니다.  다른한편 병렬지층도 있습니다.  위장은 음식물이 지층을,  성대는 소리라는 지층을 짝으로 같죠.  위장과 음식물,  성대와 소리 등을 병렬지층이라고 합니다. 약간 시야를 확대하면 그렇게 연결된 종렬지층, 병렬지층 자체가 또하의 지층임을   있습니다.  종렬지층도,  병렬지층도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구의 지질학은확고하게 고정된  보이는 지층들이 끊임없이 변화해 왔음을 보여 줍니다.  지각 아래에  틀에서 열기 들이 운동 함에 따라 해저 산맥 에서 해양 지각이 솟아오르고 그에 상응하여 섭입대(subduction zone)  오래된 지역들이 가라앉습니다.

 

격변 이나 점진적 변화를 통해 지층  변합니다.  우리 신체도 그러하여 신체나, 기호, 주체를 형성하는지층들이 이동하고 섞이고 변성 됩니다. 기존의 인접한 지층을 떠나 다른 지층과 연결됩니다. 동일한 입이 성대와연결 되면 말하는 기계가 되지만 식도와 연결되면 먹는 기계가 되죠.  식도는 음식물과 연결되기도 하고 배설물과 연결되기도 합니다.  상이한 지층들이 결합하여 하나처럼 작동하는 것을 배치 라고 합니다.  입은 기도성대라는 지층들과 음소,  형태소, 문법 등과 같은 지층들을 그리고 교탁과 강의실 등의 지층 들과 결합하여강의의 배치를 이룹니다.  결합되는 이웃 지층들이 달라지면 이는 포식의  배치로,  배설의 배치로 이행할 있습니다. 따라서 배치  지층  사이에 있다 하겠습니다.  배치를 사이-지층층이라 하는   때문입니다.  또한 배치는 복수의 지층 들이 결합하여 서로에 대해 에이전트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이질적인 지층들의 공동체 라고   있습니다.  내용에 속하는 지층과 표현에 속하는 지층들간 관계를   포괄적으로말해   상이한 지층 들의 관계를 조절해주는 것이 배치 라는 말은 이런 의미입니다. 

 

상이한 배치로 이행할  마다 지층들의  작동양상은 물론 분절방식도 달라 집니다. 형식화된 진료들이 상이한 배치를 관통하면서 분절된 지층들을 탈지층화하여 분자화된 진료로 비형식화된 순수 진료의 흐름으로 변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언가  말을하는데 무슨 말인지   없는 그러나 답답함이  떨떠름한 고양감이나 격정 같은 어떤 감응을 주기에 그저무의미하다   없는  소리 같은 것이 그렇습니다. 기표들로 작동하는 의미와 지층에서 벗어나 신체의 올림이 되는 소리가 되는 것이죠.  음고의 분절에서  지층화되어 강도적인 소리의 흐름이 되는 음악,  색깔이나 촉감이 되는 소리도 있습니다.  이처럼  지층화가 모든 형식으로 부터 벗어날  있을때  일관성의 구도로 이어지는 추상 기기가 작동한다고 합니다.   또한 특정한 배치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경우 배치는 모든 지층에서 벗어나 다는 점에서 메타 지층이  것이랍니다.  탈영 형식화식과  진료의 흐름 자체가 지층화 사이에서 비어져 나오는 것이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