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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사회를 이룬 시대(Being a market Society)

행복메모 2013. 11. 17. 19:56




돈으로 살수 없는 것들(마이클 샌델, 안기순 옮김)은 2012년에 읽은 책이다. 이번달 독서토론 모임 책으로 선정되어 발췌한 내용 위주로 읽었다. 매월 1회 토요일 오전에 모여 책에 대해 이야기 한다. 토요일 오전 모임이 좋다. 오전에 애들 방과후 수업이 있어 같이 준비한다. 모임장소가 가까워서 더욱 좋다. 커피 한잔을 놓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논제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모임과 달리 자유롭게 이야기가 오간다. 논제 중심 모임보다는 자유로운 분위기다. 


이번  토론에서는 신자유주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 했다.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시장지상 주의에 대한 문제점을 이야기 했다. 이러한 상황속에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많은 고민이 필요함을 공감하였다. 현재에 있는 국가 중 우리보다 개선된 모델로 북유럽 국가 모델을 이야기 하였다. 국민 전체의 합의와 동의가 필요한 때라고 하였다.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오갔다.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지만 올바른 인식이 변화의 시작점임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이책에 실려 있는 김동춘(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의 추천사 이다. 전체적인 내용을 잘 나타내었다. 2012년 읽었을때 발췌한 내용을 싣는다.  


면죄부를 팔아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면 오히려 좋은 일이 아닐까 ? 대학입학 자격을 팔아서, 형편이 안 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면 모두에게 이롭지 않을까 ? 선물을 받을 사람이 무엇을 좋아 할지 모를때에는 상품권을 선물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 경제학자들은 불평등하거나 강압에 의한 거래만 아니라면 시장의 공정성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가난에 못이겨 신장을 팔 수 밖에 없는 상황은 부당하지만 그 거래가 한 생명을 살리고 가난한 사람에게도 당장의 먹을 거리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말한다. 

센델은 시장의 공정성을 통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라는 주장을 반박한다. 이사회에는 돈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는데, 돈으로 구매해서는 안 되는 성, 입학자격, 노벨상, 환경, 사회봉사까지 돈으로 사고팔면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덕적 가치가 밀려난다고 주장한다. 즉 시장의 교환은 중립적인 것이 아니라, 재화의 가치를 변질시키게 된다는 말이다. 성적이 좋은 아이들에게 돈을 주면, 공부를 잘하게 하려는 본래의 의도는 사라지고 아이들은 돈을 받기 위해 공부할 것이다. 시장적 인센테브가 비시장적인 인센티브를 밀어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시장에서 교환가능한 것으로 만들적 시민적 참여, 공공성, 우정과 사랑, 명에 등 인간사회의 모든 덕목이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효율성을 추구하기보다 '무엇이 정말로 소중한 것인가 ?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 ? 라는 근본적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5)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시장이 과연 효율적으로 분산하는 능력을 가졌는가에 대해 의심받는 정도에 그치지 않았다. … 
어떤 사람은 시장지상주의의 핵심에 담긴 도덕적 결점은 탐욕이고 이때문에 무책임하게 위험을 무릅쓰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견해대로만 해결책은 탐욕을 억제하고 은행가와 월가의 중역들에게 더욱 품위있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라고 촉구하고 합리적인 규제안을 마련해 유사한 위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기껏해야 부분적인 진단에 불과하다. 금융위기가 발생하는데 분명 탐욕이 큰역할을 했지만 더욱  큰 원인이 도사리고 있다.  그것은 바로 시장과 시장가치가 원래는 속하지 않았던 삶의 영역으로 팽창한 것이다. 시장이 지닌 도덕적 한계를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전통적으로 비시장 규범이 지배하던 삶의 영역으로 시장과 시장 지향적 사고가 확산하는 현상은 현대에 발달된 가장 두드러진 모습중 하나다.(24)

우리가 모든 것을 사고 팔수 있는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걱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바로 불평등과 부패다  첫번째 이유는 불평등이다. 좋은 것이라면 무엇이든 사고 파는 세상에서는 돈이 모든 차별의 근원이 되기 때문이다. 모든것의 상품화로 인해 돈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불평등 때문에 발생하는 고통이 깊어 지고 있다. 무엇이든 사고파는 세상에서는 돈이 모든 차별의 근원이 되기 때문이다.

두번째 이유는 시장의 부패 성향에 관한 것이다. 삶속에  나타나는 좋은 것에 가격을 매기는 행위는 그것을 오염시킬 수 있다. 시장이 단순히 재화를 분배하는 역할에 만 머물지 않고 교환되는 재화에 대해 어떤 태도를 드러내면서 부추기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돈을 주어 책을 읽게 하는 행위는 아이들을 독서에 힘쓰게 만들지는 모르나 독서를 내재적 만족의 원천이 아니라 일종의 노동으로 여기도록 한다. 경재학자들은 시장은 교환되는 재화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시장은 흔적을 남긴다. 때때로 시장가치는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비시장가치를 밀어내기도 한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과 살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삶과 시민생활을 구성하는 다양한 영역을 어떤 가치로 지배해야 하는지 판단해야 할 것이다.(27)


삶속에 나타나는 좋은 것은 상품화하면 변질되거나 저평가 된다. 시장에 속한 영역이 무엇인지 시장과 거리를 두어야 할 영역이 무엇인지 판단하려면, 해당 재화, 즉 건강, 교육, 가정생활, 자연, 예술, 시민의 의무와 같은 재화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에 그치지 않고 도덕적이면서 정치적인 문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례별로 이러한 재화의 도덕적 의미와 재화 가치의 적절한 평가 방법에 관해 토론을 벌여야 한다.(28) 


우리는 시장경제를 가진(having a market economy)  시대에서 시장사회를 이룬(being a market)시대로 흽쓸려 왔다. 

시장경제는 생산활동을 조직하는 소중하고 효과적인 도구다. 이해 반해서 시장사회는 시장가치가 인간활동의 모든 영역에 스며들어간 일종의 생활방식이다. 시장사회에서는 시장의 이미지에 따라 사회 관계가 형성된다.  현대 정치학이 놓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시장의 역할과 그영향력의 범위에 관한 논의다. 우리는 시장경제를 원하는가 아니면 시장사회를 원하는가 ?  공공 생활과 개인 관계에서 시장은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할까 ? 어떤 재화를 사고 팔아야 할지, 어떤 재화가 비시장가치의 지배를 받아야 할지는 어떻게 판달할 수 있을까 ? 돈의 논리가 작용하지 말아야 하는 영역은 무엇일까 ? (29)


재화에 대한 가치 판단이 배제된 태도가 시장논리의 핵심이며, 시장이 지닌 매력을 상당 부분 설명해 준다. 하지만 시장을 포용하면서 도덕적, 정신적 논쟁을 꺼리는 태도 때문에 우리는 무거운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이러한 태도가 공적 담론에서 도덕적 에너지와 시민의 에너지를 고갈시키고 오늘날 많은 사회를 괴롭히는 기술관료 지향의 경영정치가 발달하도록 부추기기 때문이다 … 시장의 한계뒤에는 도덕적 판단이 도사리고 있다. 사회관습, 인간관계, 일상생활에서 시장의 역할과 영향력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한다.(34)  


그 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하는 사람에게 재화를 분배하는 역할은 시장이 수행할때도 있고 줄서기가 수행핼때도 있다...어떤 재화는구매자와 판매자에게 부여하는 효용을 넘어선 가치를 지닌다.(57)

시장논리가 물질 재화의 영역을 넘어서는 경우에, 사람들의 선호에 담긴 도덕적 가치에 대해 고려하지 않은채, 사회적 효용을 맹목적으로 극대화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도덕적으로 거래 해야 한다. ..사회적 관행에 가격 효과가 적용될때 신뢰성이 떨어진다.. 인센티브가 보호해야 할 태도와 규범을 변질시키는지 아닌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시장논리가 도덕논리로 되어야 한다.(132)

공정성과 부패에 관한 두가지 논쟁은 돈으로 사야 하는 것과 사지말아햐 하는 것을 둘러싼 논쟁에 파장을 불러 일으킨다. 공정성에 대한 반박은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선택에 반영된 불평등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부패에 관한 반박은 시장이 훼손하거나 변질시킬 수 있는 태도와 규범을 거론한다 공정성에 대한 반박에서는 이러한 선택이 진정으로 자발적인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사람들이 절박할 정도로 가난하거나 공정한 조건으로 거래할 능력이 부족하다면 시장 선택은 자유롭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시장 선택이 자유롭게 이루어졌는지 판단하려면 어떤 불평등한 사회 조건이 작용하여 유의미한 동의를 훼손하는지 따져 봐야 한다. 즉 어떤 지점에서 불평등하고 교섭력이 사회적 약자를 강합하고 그들이 하는 거래의 공정성을 해치는가를 고려애햐 한다 부패에 관한 반박은 다른 종류의 도덕적 이상을 지적한다. 여기서는 동의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가치 평가와 교환때문에 변질되었다고 여겨지는 재화의 도덕적 중요성에 호소한다. 따라서 입학허가를 사고팔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하려면 대학이 추구해야 하는 도덕적 시민적 재화에 관해 논의하고 입학 허가를 파는 행위가 그러한 재화를 훼손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심각한 불평등으로 생겨난 불공정한 거래 조건에 따른 재화의 거래에 대해 반대한다 
부패 논쟁은 재화 자체의 특성과 재화를 지배하는 규범에 초점을 맞춘다.  따라서 공정한 거래 조건을 형성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힘과 부에 불공정한 차이가 없는 사회에서도 여전히 돈으로 사서는 안되는 것이 있을것이다. 시장이 단지 매커니즘에 불과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시장은 특정가치를  구현한다.  또한 때때로  시장가치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비시장 규범을 밀어낸다.(159)

비시장적 규범의 영향을 받는 환경에 돈이 도입되면 사람들의 태도를 변화시켜 도덕적, 시민적 헌신을 밀어내는 과정을 보여준다.  시장관계가 발휘하는 잠식 효과는 때로 너무 강력해서 가격 효과 자체를 무효로 만들기도 한다. 위험한 시설물 유치에 동의하거나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자선기금을 모으거나 아이을 제 시간에 데리러 오게 하려고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자 자발적으로 그렇게 하려는 사람들의 의욕이 증가하기는 커녕 오히려 감소 했다.(167) 

영국경제학자 프레드 허시는 자신이 명명한 '상품화 효과'를 주류 경제학이 간과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가 말하는
상품화 효과는 비공식적 교환, 상호 의무, 이타주의나 사랑, 봉사정신이나 의무감 같은 기준보다는 대부분 상업적 조건에만 의존해서 제품의 성질이나 제품의 공급활동에 미치는 영향이다. 그리고 상품화 과정이 그 산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가정은 거의 상상 숨겨져 있다. .. 내재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활동에 돈을 지금하면 그들의 내재적 흥미나 헌실을 밀어내거나 그 가치를 떨어뜨려 동기 유발을 약화시킬지 모른다.(170)
 

시장을 좀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일 자체는 미덕이 아니다.  진정한 문제는 이런저런 시장 체제를 도입하는 것이 경기의 선을 향상시키는지 훼손시키는지 여부다. 이는 야구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관해서도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다. (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