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개인
독서 모임
행복메모
2018. 11. 21. 08:48
오후 6시가 되자 업무 종료를 서두른다. 독서 모임이 있다. 회사에서 독서 모임 장소까지는 약 50여분이 소요 되므로 서둘러야 한다. 독서 모임이 있는날은 업무에 집중해서 정시에 끝내려고 한다. 업무 시간에 커피 한잔 할 시간도 아낀다. 현재를 더 밀도 있게 쓸 수 있게 해 준다. 가방을 챙겨서 사무실을 나선다. 독서 모임 책인 가라타니 고진의 ‘세계사의 구조’를 펼쳤다. 400페이가 넘는 책의 두께가 눈에 먼저 들어 온다. 이동중에 잠깐이라도 읽어 보려고 한다. 주말에 도서관에서 빌렸다. 욕심은 책을 한번 읽고 참여 한다는 계획 이었다. 하지만 서두만 읽었다. 이전에 참여 했던 독서 모임은 주관자가 논제를 발췌하여 토론을 위주로 하는 독서 모임이었다. 최근 참여 하는 독서 모임은 세미나 성격의 독서 모임이다. 주관하는 사람은 책에 대한 세미나 자료를 준비 해 온다. 참여하는 회원들에게 설명해준다. 주관하는 사람은 책에 대해 설명이 가능하도록 많은 준비를 해와야 한다. 참여 하는 회원은 책을 전체 다 읽고 오지 않아도 된다. 특정분야에 대하여 깊이가 있는 세미나를 한다. 한주제의 여러 책에 대해 세미나를 하면 부족하지만 전문성을 확대할 수 있다. 부족한 점은 논제 중심의 독서 모임 보다는 상대적으로 토론 시간이 적다는 것이 단점이다.
모임 장소에 도착하였다. 모임이 진행 되고 있었다. ‘세계사의 구조’ 중 교환양식론에 대한 설명이 진행 되고 있었다. 이책은 가라타니 고진이 사회구성체의 역사를 교환양식에서 보려는 시도이다. 마르크스 주의에서는 생산 수단에 대한 소유 관점에서 보려고 했는데, 이를 다른 관점으로 보고 해석한 것이다. 교환양식은 개인이나 공동체, 또는 경제, 정치, 과학기술 등으로 환원 불가능한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를 토대로 삼는다. 교환양식에 따라 권력이 다양하게 생겨나며, 어떤 교환 양식이 지배적인가에 따라 다른 형태의 사회 시스템을 취한다고 말한다.
사회 시스템에 따른 교환양식을 네 가지로 구분 하여 설명한다. 첫째는 미니세계 시스템, 그것은 교환양식 A, '호수성의 원리'에 기반한 관계의 양식이다. 이러한 관계는 농촌공동체를 비롯한 씨족공동체에서 나타난다. 둘째는 세계=제국, 교환양식 B로 '약탈과 재분배의 원리'에 기반한 관계의 양식이다. 국가가 피지배층의 토지와 재산을 약탈하는 대신, 피지배층은 국가로 하여금 안전에 대해 담보받을 수 있다. 교환양식 B가 교묘한 방식으로 변용된 형태가 현대 복지국가의 양태이기도 하다. 약탈과 재분배의 원리를 유지할 수 있는 권력은 국가의 폭력으로부터 비롯한다. 국가 내 개인 혹은 공동체 간 갈등을 실정법에 근거하여 처벌하거나 다스리는 식이다. 셋째는 세계=경제, 교환양식 C는 '계약과 합의'에 근거한 관계의 양식이다. 이는 개인과 개인 간의 자유로운 계약을 토대로 성립되는 관계이다. 이러한 교환양식에 따르면, 국가의 네이션의 개념은 약해지고, 개인, 그리고 개인과의 어소시에이션인 도시가 주목받게 된다. 이 교환양식을 유지시킬 수 있는 권력은 상품 소유자와 소비자 간 거래에 의해 발생한다. 실질적으로 화폐의 힘에서 비롯한다. 넷째는 그것을 넘어선 새로운 새로운 시스템이 상정된다. 그것은 교환양식 D에 의해 형성되는 세계 시스템이다. 이 제4의 시스템은 증여의 원리에 근거하는 것으로 미니세계 시스템으로 고차원적으러 회복하는 것이다.
증여와 정주에 대한 설명이 관심을 끌었다. 증여는 사용권은 이동하지만 소유권은 이동하지 않는다. 증여된 물건은 일종의 화폐가 되지만, 그것은 화폐와 다르게 다른 물건을 소유할 권리가 아니라, 역으로 물건을 줄 의무 (답례의 의무)를 가져온다. 즉 화폐가 축적이나 소유의 확대를 촉진하는 데 반해, 증여는 소유나 욕망을 부정하는 힘으로 작용한다. '재배와 사육은 정주의 결과물이다' 라고 한다. 정주가 선행 하였다는 것이다. 수렵, 채집보다 안정적인 어업에 고개를 돌리며 강 하구에 정주 하였고, 정주는 비축을 가능하게 하게 불평등이나 전쟁을 가져왔다고 설명 한다.
이전부터 '가라타니 고진' 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 왔지만 처음 그의 책을 접하게 되었다. 짧은 시간동안에 전체 이해는 힘들 었지만 막연하게 생각했던 '가라타니 고진'의 책에 한발짝 다가 섬에 대해 의미를 두었다. 주말에 시간을 내어 전체를 읽어야 겠다. 읽을 책 리스트에 한권을 추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