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읽기/인도 뭄바이

반딧불이 보기 야간 산행 (Prabalmachi)

행복메모 2018. 11. 14. 09:53
자녀가 수능 보는 지인 가족 선물을 준비 하기 위해  상가를  돌아 다녔다.  때이른  크리스마스트리를 발견 하였다. 작은 불 빛 들을 보면서 인도 뭄바이에서  반딧불  보기 야간 산행의 경험을 떠올렸다. 인도 뭄바이 지역은  몬순 (우기) 시기에 만 비가 온다. 대략 6월부터 9월까지이다. 이시기에는 계속 비가 온다. 몬순이 오기 직전에  반딧불이를 볼수 있다. 비가 오기전  반딧불이의 짝짓기가 밤하늘에 아름다운 불빛을 만들어 낸다.  야산이나 한적한 시골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6월초 반딧불이 보기 여행을 계획 했다. 하지만  잘 모르는 지역을 야간에 여행 한다는 것은 위험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도 어느 지역에서 반딧불이 출몰 하는지도 모르는 상황 이었다. 
 
다행히 인도에서는 미트업이라는 동호회 어플을 활용하여 여러 모임에 참여 할 수 있다.  동호회  어플에 여행 참여자 모집 공고가 나면 예약 후 참여가 가능하다.  비용도 저렴한 편이다.  같이 근무하는 동료와 반딧불이를 보기로 하고 1박 2일의 모임 참석을 예약 하였다.  프라발마치(Prabalmachi)로  야간 산행을 하며 바딧불이를 보는 모임 이었다. 머릿속에는 온하늘을 가득 채운 반딧불이 모습이 아른 거렸다. 예약 후 설레임과 기대가 함께 했다. 금요일  회사를 마치고  근처 전철 역으로 향했다. 인도 전철역은 우리 전철역과 많이 틀리다. 크고 넓지만 깨끗한 편은 아니다.  표를 확인하는 곳도 없다. 표 구매 후 전철을 기다리다 타면 된다. 특이한 사항은 전철이 문을 열고  운행 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승객이 워낙 많기 때문에 문을 닫을 수 없어서 일 것이다.  전철을 타고 집결지인 판벨역 (Panvel Station)으로 갔다.  모임 시간은 저녁 9시 였지만 도착은 8시 정도 였다. 지역을 잘 몰라 시간 여유를 두고 갔다.  모임 주선자와 전화 통화 몇 번후, 전체 일행을 만났다. 모인 사람이 10여명이 었다. 중년 여성도 4명 이었다. 일행도 있었고 혼자온 사람도 있었다. 1박 2일의 야간 산행에  여성이 올줄은 몰랐다. 인도에서 여성이 밤에 혼자 돌아 다니는 경우는 드물고 위험하다고 생각 했기 때문에 남성만의 여행으로 생각 했다. 
 
조그만 차량에 절반씩 나누어 탔다. 공간이 좁았기 때문에 서로 인접해 있었다. 인도 여행을 하다 보면 현지인이 많은 것들을 물어본다. 차를 함께 탄 일행도 어디서 왔느냐 ? 여기는 왜 왔느냐 ? 뭄바이에 거주한지는 몇년 되었느냐 ? 많이 들었던 질문 들이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여성이 본인도 한국에서 3년간 있었던 적이 있다며 반갑게 인사를 하였다. 거제도에 남편이 배 설계일을 하는데 본인도 같이 와서 머물렀다고 했다. 한국 음식도 많이 알았고 조용필도 이야기 했다. 세계가 좁다는 것을 느꼈다.  차가 큰 도로를 달리다 시골 길에 접어 들었다. 몇몇 마을을 통과 한 후 멈추었다. 차에서 내렸다. 칠흙 같은 어둠이었다. 이런 어둠에 반딧불이 하늘을 가득 채운다면 상상만 해도 아름 다울 것 같았다. 
 
모임 주선자가 대략 적인 주의 사항과 일정에 대해 이야기 했다. 마음에 걸리는 것은 운이 좋아야 반딧불을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반딧불을 보기 위해 여기 까지 왔는데 못 본다면 .... 볼 수 있을 거야  혼잣말을 하였다.  작은 손전등을 비추며  천천히 산행을 시작 하였다. 한국의 6월 처럼 산에 나무가 우거지지 않았다.  산길도 험하지 않았다. 40여분을 걷다가 잠시 쉬었다.  언제 반딧불을 볼 수 있을까 ? 서로 기대하는 눈치 였다.  40여분을 걷는 동안  반딧불이 한두개만 눈에 띄었다. 이제 점점 수가 많아 지고 하늘을 가득 채울것 같았다.  30여분을 더 걸으니 조금 가파른 길이 나오고 커다란 나무가 보였다. 그곳에 여러마리의 반딧불이가 보였다. 나뭇잎이 거의 없고 나무 가지만  있는 나무에  대략 100여 마리 정도의 반딧불이가 불을 밝혔다.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에 움직이는 작은 불빛들 이었다. 내가 기대했던 반딧불의 모습은 나무에만 있는 반딧불이가 아니라 하늘을 가득 채우는 반딧불이 였는데.. 모임주선자에게 확인하니 반딧불이 절정기가 아니고 운이 좋지 않아서 이정도로 만족 해야 한다고 하였다.  조금은 실망 하였지만 반딧불이는 아름다웠고 신기 했다.   
 

 

20여분을 더 걸어서 프라발마치에 도착  했다. 산 위지역인데 한국과 달리 평평 하였고 일자형 단층 건물이 있었다. 2/3 정도는 열려진 공간 이었다. 공간내에  탁자가  일자로 위치해 있고 구석에는  야외용 매트가 쌓여 있었다. 1박하는 장소 였다. 인도인들은  저녁을 늦게 먹는다. 우리가 도착하자 식사가 나왔다. 동그란 쟁반에 노란색 곡물과 양파, 녹색의 수프 비슷한 음식이다. 색깔과 다르게 맛은 괜찮았다. 식사 후 짜이 차를 한잔 하니 피곤이 몰려 왔다. 인도에 대한 고정 관념을 깨고 반딧불을 본 즐거운 여행 이었다. 나와 동료는 매트를 들고 나와 하늘을 보며 잠을 청했다. 꿈속에서 하늘을 가득 채운 반딧불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Prabalmachi 아침
 
 
 

 

같이 여행 온 가족 
 
 

 

밤 사이 걸었던 길 

 

 

 

Prabalmachi 주변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