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개인

가족 노트

행복메모 2018. 11. 17. 07:55
오랜 만에 책장 정리하였다.  급하게 이사를 해서 책장 정리를 못했었다. 매번 책과 물건을 찾는데 시간을 많이 허비 했다. 책의 수량은 얼마 안되지만 정리 정돈이 안되어, 책 한권을  찾기 위해 전체 다 살펴 봐야 했다.  언제가 정리 해야 겠다고 미루다가 오늘 드디어 시작하였다.  내가 이책을 언제 샀지 ? 하는 책도 있고,  어렴풋이 읽은 기억은 있는데 내용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책도 있었다. 책장에서 빼내어야 할 책도 있다. 시기가 오래되었고 생각이 바뀌어, 다음에 읽을 가능성이 없는 책이다. 책장에서 가장 오래된 책은  ‘이대로 어른이 된다면 (십대들의 쪽지)’, '노동의 새벽’,  '감옥으로 부터 사색’ 이다.  이 책을 보면  학생 시절이 기억이 난다. 아마도 계속 책장과 함께 할 것이다. 두시간을 예상 했는데, 오후에 시작하여 저녁에 마무리 하였다.  정리 하다 보니 욕심히 생겨서  정리 범위가 커졌다. 책을 다시 분류하고  위치를 변경하였다. 찾기 쉽게 하였다. 

책과 함께 정리하는 것은 노트,  일기장, 각종 자료 들이다.  노트를  정리하다 묵직한 노트 하나를 발견 하였다. 펼쳐 보니 가족 기록장 이었다. 날자와 그날 이벤트와 느낌 들이 적혀 있었다.  잊고 지냈던 일들이 파노라마 처럼 펼쳐져 있었다.  여행 이야기,  햄스터 이야기, 생일 축하 메시지, 가족의 이벤트, 서운함 들이 적혀 있었다.  예쁜 손글씨도 보였고 악필로 보였고,  만화 그림도 있었다.  가족의 역사와도 같은 기록물 이었다.  반가 웠다. 수년 전 가족의 소통을 위해 만들 었던 것이 었다. 학생 시절 동아리 소통 노트가 생각나 만든 것이 이었다.  동아리 방에 가면 탁자위에  항상 노트가 있었다. 누군가 왔다 간 이야기 부터,  단상, 개인 적인 소신, 취중 진담, 에세이 등 동아리의  소통 채널 이었다. 그 당시에는 카페나, 밴드, 카톡 등이 없던 시절 이었다.  노트가 동아리의 역사 였고, 흔적 이었다.  아직도 아날로그적인 그 노트가 더 마음에 든다.   

가족을 모아 놓고 가족 노트를 다시 시작하자고 하였다. 모두 동의를 이끌어 냈다. 지금 하고 있는 글쓰기를 가족에게 확대 한 것이다. 물론 날마다 쓰라고는 하지 않았다.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나 느낌, 말로는 할 수 없는 이야기를 서로 쓰기로 하였다. 아쉬운 점은 아직 가족 노트 이름이 없다. 의견을 받아서 가족 투표에 붙여서 정할 예정이다.  지난 번 가족 노트에 남긴 나의 글들에 불만이 많았다.  단문 중심 이었다. 표현이 자연 스럽지 못했다. 다시 시작하는 가족 노트에 나의 글은 보다 자연스럽게 표현되고, 원고지 10장분량의 글이 많이 보이기를 기대한다.